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원당의 하이닉스 야구장. 최원호 전 LG 코치와 김병곤 전 LG 트레이너가 개최한 ‘여성 야구교실’에 정재복(32ㆍ전 LG)이 1일 투수코치로 참여했다. 지난 6월에 이어 야구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의 시간을 마련한 최 코치와 김 트레이너를 돕기 위해 동참한 정재복은 강추위 속에서도 세심하게 참가자들에게 야구 이론과 기술을 전수했다.
동료들이 11년 만의 짜릿한 순간을 경험할 때 쓸쓸하게 짐을 싸야 했지만 정재복은 “팀에 남아 누가 되느니 오히려 지금이 홀가분하다”면서 “착실하게 재활을 하면 다시 한번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재복은 팀이 어려웠던 시절 ‘마당쇠’라 불릴 정도로 마운드에서 선발로, 불펜으로 분골쇄신했다. 때문에 정재복을 바라보는 구단과 팬들의 시선도 애틋하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운동을 게을리한 것도 아니었지만 구속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만 해도 시즌 초반부터 정재복의 복귀를 기다렸던 김기태 LG 감독은 “구속이 안 나온다니 정말 답답하다. 본인은 오죽하겠나”라며 안쓰러운 감정을 드러낸 적 있다.
정재복에게 먼저 손을 내민 건 최 코치와 김 트레이너였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정재복의 재기를 돕기로 했다. 정재복과 비슷한 경우였던 박명환(NC)이 두 사람의 손을 거쳐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정재복은 “그냥 선수 생활을 연장하는 건 의미가 없다. 확실한 몸 상태를 만들어 어느 팀이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여성 야구교실에는 30명이 참가해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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