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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인터뷰]마이크 타이슨 “배우라고 불릴 때 기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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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인터뷰]마이크 타이슨 “배우라고 불릴 때 기분 좋아!”

입력
2013.12.2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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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로 변신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47)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사무실에서 만났다. 타이슨은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삶을 독백하는 원맨쇼 을 공연했는데, 스파이크 리 감독이 이 공연을 영화로 찍어 최근 케이블 TV HBO를 통해 방송했다.

타이슨은 얼굴 왼쪽에 투사를 의미하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문신을 한 채 겸손한 자세로 미소를 지으면서 모든 물음에 대해 낮은 음성으로 솔직하게 대답했다. 처음에는 핵주먹답지 않게 수줍은 표정까지 지어 보이며 마치 착한 소년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자 긴장이 풀렸는지 유머와 함께 손뼉까지 쳐가면서 신이 나서 질문에 대답했다.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깨물었던 악한이었지만 신문과 방송에서 워낙 많이 본 사람인데다 상냥하기까지 해 마치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친근했다.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koreatimes.com

●홀리필드의 귀는 어떤 맛이었나.

=아주 맛이 나빴다. 여러분들은 그런 짓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타이슨과 홀리필드는 지난달 신발(풋락커) 광고에 출연했다. 광고 속에서 타이슨은 홀리드필드 집을 찾아가 선물상자를 건네며 "미안하다. 여기 너의 귀가 있다"고 말하고 홀리필드는 "내 귀로군"이라며 타이슨을 껴안는다.

●당신은 집행유예 당시 소변검사 때 검사관 앞에서 가짜 성기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난 집행유예 때도 마리화나를 피웠기 때문에 검사 때면 아내의 것을 비롯해 다른사람의 소변을 가짜 성기 속에 담아갔다. 가짜 성기를 꺼내면 검사관이 돌아선다. 그때 잽싸게 가짜 성기에 들어있는 다른 사람의 오줌을 용기에 담아 검사관에게 건넸다.

타이슨은 자서전을 통해 2006년 루 사바레스와 경기에 앞서 마약을 복용했고, 약물 검사를 통과하고자 가짜 성기를 사용했다고 고백했다.

●다시 술을 마시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도 모른다. 술에 대한 욕망은 너무 강하고 그 때문에 매우 당혹스럽다. 음주는 내게 있어 병이다.

●고통을 어떻게 달래는가.

=난 지금은 과거와 다른 삶의 스케줄을 갖고 있다. 책을 쓰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오늘로 100일째 금주하고 있다. 난 아주 잘 지내고 있으며 그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다.

●전성기 때가 그리운가.

=그때는 지금과 완전하게 다른 인생이어서 그리운 것이 없다. 그때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권투선수라서 카메라에 모습이 담기는 것을 좋아하나.

=나는 여흥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내 아버지도 쇼맨이었다. 아버지는 교회에서 늘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는 어설픈 범죄를 저지르곤 했는데 바로 그 것이 쇼맨십이 아니겠는가. 내 쇼맨십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

●영화에서 권투선수 역을 맡은 배우의 권투는 어떤가.

=대부분 권투선수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없지만 배우가 권투선수의 본질을 파악할 때 비로소 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 기술보다도 투혼을 제대로 갖춰야만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 영화 에서 실베스터 스탤론은 권투 실력이 별로였지만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에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알리의 영향을 받아서 이슬람교도가 됐는가.

=알리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냥 이슬람교도가 되고 싶었다. 내 운명인가 보다. 난 신이 창조한 모든 것을 사랑하며 겸손해지고 싶다, 무슬림하면 테러리스트를 연상하지만 그것은 권력을 제 손에 쥐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짓이다. 난 알라의 종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그 길이 험하다 해도 난 계속해 노력할 것이다.

●당신과 흑인 이슬람 동지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들었다.

=난 무슬림이고 흑인이지만 난 무슬림과의 관계를 어디까지나 인본주의적 입장에서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흑인 무슬림 동지단체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 나는 알라가 필요하고 또 그에게서 구원을 받겠지만 무슬림을 비롯한 어떤 종교와도 정치적으로는 아무 관계도 없다.

●원맨쇼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는가?

=언젠가 라스베이거스 무대에서 채즈 팔민테리(배우)의 원맨쇼 을 아내(라키하 스파이서)와 함께 보면서 나는 아내에게 나도 이런 쇼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 과거 유럽과 아시아를 방문해 팬들과 만날 때면 늘 무대에서 내 삶에 관해 얘기했기 때문이다. 쇼의 대본은 아내가 썼는데 매일 밤 쇼를 하면서 즉흥적으로 대사를 바꿨다.

●연기를 계속할 생각인가.

=그렇다. 어린이들이 나를 보고 배우라고 부를 땐 기분이 좋다. 난 연기를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무대를 사랑한다. 다음에 어떤 역이 내게 주어질지 크게 기대하고 있다. 요즘에는 영화가 나오자마자 비디오로 나와 비디오로 본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이 많아 극장에 가기가 힘들다.

●요즘 사람들이 당신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나와 함께 사진을 찍기를 좋아하면서 내 연기를 즐긴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내 권투에 대해선 거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영화와 무대 그리고 다음에 나올 작품에 대해 묻는다. 난 이런 활동으로 젊은 팬들이 새로 생긴 것에 대해 참으로 감사한다.

●당신은 타고난 배우 같다.

=아니다. 그것은 다 열심히 일한 결과이고 또 내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다. 거저 생긴 것이 아니다.

●당신은 거부였다가 파산신청을 했는데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내 아내가 관리한다. 난 돈에 대해선 아주 무책임한데 5센트라도 있으면 그걸 써야 직성이 풀린다. 지금 누군가 내게 돈을 준다면 그것은 모두 국세청으로 갈 것이다. 가족과의 관계에 실패할까 두렵다. 나는 현재 내 아이들과 상호 존경하는 관계를 맺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평화스러워 보인다.

=여러분들 앞에 앉아 온 세상을 상대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성공했다고 말하는 것은 더는 감옥에도 안 가고 또 길바닥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아내를 속이지 않고 아이들과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 내게 있어 성공이란 것은 가족 중심의 사람이 되는 것이며 또 인간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아내에 관한 사랑에 대해 말해 달라.

=사랑이란 겉으로 표현하면 이미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이해할 수도 또 파악할 수도 없다. 단지 나는 내 아내에 대한 영원한 성실과 호흡이 저기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회원 =h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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