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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층마다 달라요" 백화점 음악 속에 숨은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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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층마다 달라요" 백화점 음악 속에 숨은 비밀은

입력
2013.12.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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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층마다 각기 다른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수입 고가품 매장이 들어선 1층에는 느린 박자의 편안한 노래가, 영 캐주얼 매장이 있는 2층에는 경쾌함이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상대적으로 고가의 여성 의류 브랜드들이 자리한 3층에는 같은 캐롤인데도 차분한 느낌의 음악이 나옵니다.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게 이상할 건 없지만, 사실 매장음악 선곡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냥 좋은 음악이 아니라, 어떻게든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음악을 트는 것이지요.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음악 마케팅을 본격화했습니다. 어떤 곡을 틀지, 어떤 곡은 뺄지, 전문가들이 경험과 분석을 통해 정하는 것이지요.

사실 어느 백화점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우선 한국가요는 배제하는 게 음악마케팅의 기본입니다. 가사가 익숙한 가요가 나오면 흥얼거리면서 따라 하기 쉽기 때문에, 쇼핑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지요.

수입고가품 매장이 밀집된 층에선 고객의 연령층이나 직업 등을 감안할 때 젊고 빠른 음악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 식품 코너에선 너무 늘어지지 않는 중간 속도의 클래식을 틀어야 회전율을 높아진다고 합니다.

12월이 되면 당연히 크리스마스 캐롤이 나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 보면 빈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월초에는 캐롤 비중이 10%정도였다가, 성탄절이 임박하면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지요. 너무 일찍 캐롤을 많이 틀면, 정작 크리스마스 쇼핑이 집중되는 시기에 식상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장음악에 비용과 노력을 투자하는 건 백화점만의 일은 아닙니다. 파리바게트 파스쿠찌 등 다수의 외식브랜드를 가진 SPC그룹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수집하는 전담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소매업체들은 품질 서비스 같은 '기본'도 중요하지만, 이런 '디테일의 힘'에 의해 성패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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