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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경제도 장악 독주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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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경제도 장악 독주체제로"

입력
2013.12.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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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개혁까지 주도하면서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총리의 영역이었던 경제까지 챙기면서 리 총리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며 "20년 가까이 유지돼 온 주석과 총리의 권력 분할 구도가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선 주석이 정치와 외교안보를, 총리가 경제를 맡아왔다.

신문은 리 총리 입지 약화의 사례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중국 방문 및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들었다.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한 캐머런 총리는 애초 권력서열 2위인 리 총리와 만찬을 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이 일정이 만찬 직전 시 주석이 주최하는 연회로 바뀌면서 리 총리와의 만찬은 취소되고 오찬으로 변경됐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국가 원수가 아니기 때문에 당초 시 주석과는 짧은 면담만 예정돼 있었다.

지난달 열린 3중전회 이후 나온 중국의 경제 개혁안에서도 중심 역할은 시 주석이 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시 주석은 이름이 34회나 언급됐지만 리 총리는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국영 매체도 시진핑이 경제 개혁을 주도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국가주석이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경제 개혁 및 외국 지도자에게 중국 경제를 설명하는 일까지 시 주석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는 필연적으로 시 주석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 중국 전문가인 배리 노튼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시 주석이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보스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서방 관리 및 기업인들은 중국의 이런 변화를 반기고 있다. 실제 권력자 한 사람과 얘기하면 결정 과정에서 거쳐야 할 관료주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내 일부 경제학자들은 "시 주석이 자신의 지식을 넘어서는 경제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경제 분야까지 챙기면서 1978년 경제 자유화를 추진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최대 권력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활동 영역 확장은 취임 첫 해 당과 군부를 빠르게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부친이 혁명 원로인 시 주석은 당 원로의 지지도 받고 있다.

주변국은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면 충동적이고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중국이 주변국과 상의 없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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