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내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이번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빗대 박 대통령을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 특강에 나서 독일의 대연정 사례를 거론하며 메르켈 총리를 치켜세웠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에 독일이 선거 후 대연정 구성 과정에서 메르켈 총리가 보통 재주가 있는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금년엔 메르켈 총리 소속 정당인 기민당이 득표율 41.5%를 넘고 사민당은 득표율이 25.5% 정도였지만 연정하는 과정에서 사민당에서 요구하는 것을 거의 다 수용했다. 그게 바보라서 그런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박 대통령이 최근 대야 관계에서 강경 일변도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 철도노조 파업 등 민생현안에서도 국민대통합 의지가 바래고 있다는 점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최근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통합을 강조하던‘메르켈식 리더십’보다 비타협의 대명사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리더십을 닮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을 하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뭣 때문에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 건지 인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된 후에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거냐에 대한 준비를 해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책이라 하는 것이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요구에 의해 결단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결단을 하는 정당도 없고 그런 정치인도 아직 보지 못했다”며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 손 고문과 함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 특강을 했다. 특히 박 시장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 때)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봐야 괜히 고민만 되고 그래서 그런 걱정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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