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379억원의 사나이’ 추신수가 이룬 아메리칸드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379억원의 사나이’ 추신수가 이룬 아메리칸드림

입력
2013.12.22 08:11
0 0

‘초고교급’으로 불렸던 그는 국내에서의 보장된 야구선수 생활을 마다하고 지난 2000년 태평양을 건넜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2013년,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톱클래스로 우뚝 섰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인 MLB.com은 22일(한국시간) 야구계 소식통을 인용해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379억3,000만원)의 초대형 FA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1억3,000만달러는 동양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액이다. 스즈키 이치로(40ㆍ뉴욕 양키스)가 2007년 시애틀과 계약을 연장하면서 받은 5년 9,000만달러(약 947억원)를 훌쩍 뛰어넘고, 한국인으로는 2001년 박찬호(40ㆍ은퇴)가 텍사스와 5년간 계약하면서 받은 6,500만달러(약 689억원)의 두 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박찬호가 한양대 재학 시절 메이저리그에 직행해 승승장구했다면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의 눈물 젖은 빵을 곱씹으며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선 인간 승리의 드라마와 같다. 추신수는 부산고 3학년이던 2000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와 최우수투수상을 석권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뒤 세계 야구의 중심에 포착됐다. 여러 구단의 러브콜 끝에 그 해 12월 시애틀과 계약금 137만 달러(당시 약 13억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학창시절 투ㆍ타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냈던 추신수는 구단의 권유로 타자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그러나 동양인 유망주에게 메이저리그의 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01년 루키리그에서 미국 야구를 시작한 그는 연봉이 1만달러도 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2002년과 2004년, 2005년에 마이너리그 퓨처스 올스타에 뽑히면서 급성장했고 2005년 4월21일엔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지만 이번엔 당시 시애틀의 주전 우익수던 이치로라는 슈퍼스타가 추신수의 앞길을 막았다. 추신수는 결국 2006년 7월26일 클리브랜드로 떠밀리듯 트레이드되면서 인생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적하자마자 호타준족의 자질을 드러낸 추신수에 대해 클리블랜드는 2007년 연봉을 38만3,100달러(약 4억4,000만원)으로 올려주며 주전으로 중용하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팀의 간판으로 자리를 굳힌 추신수는 2009년(타율 3할, 20홈런, 21도루)과 2010년(타율 3할, 22홈런, 22도루) 2년 연속 타율 3할-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완전히 떼고 ‘파이브툴 플레이어’로 인지도를 높였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추신수는 2011년 연봉 계약부터 FA행복한 앞날을 예고했다. 2010년 연봉 46만1,100달러(약 5억5,000만원)에서 약 8배가 뛴 397만5,000달러(약 44억원)을 손에 쥐었고 이후 꾸준한 성적과 함께 연봉 상승폭도 점점 커졌다.

추신수가 받은 1억3,000만달러는 메이저리그 역대 27위에 해당하는 초고액이며, 외야수로 한정하면 추신수보다 많이 받은 선수는 단 5명밖에 없다. 단칸방에서 동료와 함께 생활하기도 했고, 당장 먹고 살 돈이 없어 아내 하원미씨에게 변변한 선물조차 해 주지 못했던 추신수는 오직 빅리거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국내 복귀의 유혹을 이겨내고 고된 마이너리거 생활을 버텨낸 값진 성과다. 추신수는 25일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면 공식 입단식을 치를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