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신들의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 반복될 경우 예고 없이 보복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협박통지문을 발송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전날 북한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우리(북한)의 최고 존엄에 대한 특대형 도발을 반복한다면 가차 없는 보복행동이 예고 없이 무자비하게 가해질 것'이라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통지문은 김정은이 제1위원장을 맡고 있는 북한 국방위원회의 정책국 서기실 명의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발송됐다.
북한은 17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탈북난민인권연합 등 5개 보수단체가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연 '김정일 사망 2주년 축하 화형식'을 벌인 것에 불만을 품고 협박성 통지문을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 단체들은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의 화형식을 했다. 북한의 대남 협박 전통문 발송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이 체제 결속을 위해 대외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전화통지문으로 항의를 표한 것은 김정일ㆍ김일성 등 최고 지도자의 권위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노동신문 등 언론을 통해 강경 대응하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등으로 비상 대응할 분위기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청와대에 전화통지문을 보낸 것은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말고 마무리하자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북에 경고성 답신을 보냈다. 김 대변인은 "국방부 정책기획관실 명의로 통지문을 보내 북측의 도발시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현재 군은 대비태세를 강화해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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