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세계은행이 부패와 전쟁을 하고 있다"며 부패를 '공공의 적' 제 1호로 규정하면서 부패 척결을 선언했다.
김 총재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세계은행 본부에서 열린 청렴상 시상식에서 개발도상국에서 부패와 전쟁해야 하는 이유를 '1달러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김 총재는 "부패 관료, 부패 기업인이 착복한 1달러는 건강 관리가 필요한 임산부, 교육을 받아야 하는 소년 소녀, 물과 도로 및 학교가 필요한 공동체의 몫을 빼앗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이 2030년까지 가난 퇴치 목표에 도달하는데 이 모든 1달러가 중요하다"면서 "부패를 용인하지 않고 모든 힘을 다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난한 국가의 개발을 지원하는 세계은행의 총재가 부패 문제를 거론한 것은 부패가 개발에 치명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후진국들이 많은 지원을 받고도 여전히 후진 상태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지도층의 부패 때문이라고 일찍이 결론을 내려놓은 상태다. 1996년 당시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는 부패를 암에 비유하며 이 문제를 처음 공론화하고 '수술'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부패 국가의 대표들이 세계은행에 다수 참여하고 있었다.
김 총재는 부패를 척결하는 방안으로 정직한 제도의 구축을 제시한 뒤 세계은행이 관련 노하우를 제공하며 글로벌 차원의 반부패 운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노력으로 남아프리카 전력 사업에서 600만달러의 자금 유용을 막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980명이 2억4,700만달러 규모의 사회기간망 건설 사업을 감시하고 있다고 김 총재는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울펀슨 전 총재와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위겟 라벨르 국제투명성기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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