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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다양성영화 성적표 보니… 우디 앨런 감독이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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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다양성영화 성적표 보니… 우디 앨런 감독이 '넘버원'

입력
2013.12.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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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영화 시장 흥행 1위는 '7번 방의 선물'(1,281만명)이다. '설국열차'(934만명)와 '관상'(913만명)이 2,3위에 오르는 등 한국영화의 강세가 눈에 띈다. 개봉작 803편(19일 기준)이 서로 다투며 나온 흥행 결과다.

올해 흥행전선에선 500만명은 돼야 상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흥행 마이너리그라고 할 다양성영화(예술영화와 독립영화 등을 가리키는 용어) 시장에선 언감생심이다. 10만명만 들어와도 '대박'이라는 수식이 따랐다. 관객 1,000명에 따라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상업영화에 비하면 작은 시장이지만 올해도 승자와 패자는 가려졌다.

다양성영화 시장의 올해 최강자는 우디 앨런 감독이다. '로마 위드 러브'(18만743명)와 '블루 재스민'(13만9,852명)을 각각 1위와 3위에 올렸다. '로마 위드 러브'는 2위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14만3,765명)보다 '무려' 4만명이나 많은 관객을 불러들였다. 다양성영화 시장의 대형 흥행작인 셈이다. 앨런이 올해 다양성영화 시장의 알파와 오메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극장가에서 한때 '우디 앨런은 돈이 안 되는 감독'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인지도는 높으나 대중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8)는 6만7,202명이 찾았다. '환상의 그대'(2010)는 2만4,579명이 봤다. 다양성영화 치고 그리 나쁜 흥행은 아니지만 눈에 띄지도 않았다. 소수 영화광들의 성원이 그의 영화 수입을 지탱하는 형국이었다.

반전은 지난해 일어났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35만5,081명을 불러모으며 다양성영화 시장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영화계에 첫 베니스국제영화제 대상(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겨준 '피에타'(60만3,283명)의 뒤를 이은 성적이었다. 영화 수입업체 사이에서 우디 앨런 열풍이 일었다. 올해 그의 최신작인 '로마 위드 러브'와 '블루 재스민'이 연이어 극장가를 찾은 이유다.

앨런이 다양성영화 시장의 흥행 보증수표가 된 이유는 무얼까. 영화 관계자들은 앨런 영화 속 공간 배경을 요인으로 든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 등 유명 관광도시의 그림엽서 같은 풍경이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박지예 티캐스트 극장영화사업팀장은 "앨런의 일명 '유럽 순방' 시리즈가 대중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던 듯하다. 예전보다 좀더 대중 친화적인 내용을 다룬 것도 요인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양성영화 시장 흥행 4위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12만6,806명)이 차지했다. 실연의 상처를 지닌 두 젊은 남녀가 서로 상처를 주면서도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 여름 예술영화 시장을 이끌었던 '마지막 4중주'는 5위에 올랐다. 영화시장에서 점점 커지는 중장년층 관객의 힘을 증명했다는 평이 따른 영화다. 왕자웨이 감독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일대종사'(10만1,280명)는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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