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가진 장점과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준 것으로 알고, 공감 받는 검사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여성 검사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19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의 별'이라는 검사장의 영예를 안게 된 조희진(51ㆍ1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1990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후 '최초 여검사'란 수식어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 왔던 것에 익숙한 듯 소감은 담담했다.
조 검사장은 여성으로서 검사란 직업을 갖고 산다는 게 녹록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초반의 의욕이나 패기도 시간이 흐를수록 위축됐다"며 "특히 검사 업무를 집안일과 함께 한다는 것은 동료 (남성) 검사에 비해 역량이 분산되는 거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검찰 내 여성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공판2부장·형사7부장), 법무부 과장(여성정책담당관), 차장검사(고양지청), 지청장(천안지청장) 등을 역임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검사장급 인사가 있을 때마다 조 검사장은 최초의 여 검사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주목을 받았지만 연이어 승진에서 낙마 했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성이라는 사실이 검사장의 자리에 오르는데 걸림돌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 검사장은 여성 검사 중 가장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제 검찰의 수사 시스템은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어 집중력 있게 시간을 투자해 보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뽑아내야 한다"며 "남성 검사들이 가지지 못한 여성의 감성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보다 좋은 검사가 될 수 있는 길을 후배 검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겠다. 단순히 여검사로서가 아니라 검찰 고위 간부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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