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광천수로 이름난 충북 청원의 초정광천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명품화하기 위해 행정기관과 주민, 학계가 손을 잡았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초정광천수협회'는 19일 내수읍 초정리 초정약수스파텔에서 설립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청원군과 주민 대표,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협회는 초청약수 보호를 위해 수질환경 개선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그만큼 초정약수의 수질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초정약수는 미국의 샤스타, 영국의 나포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명성을 얻었으나 무분별한 취수로 용출량이 급감, 1990년대부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하수 오염으로 수질까지 나빠지자 지역에서는 체계적인 수질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근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검사 결과 초정약수터 3곳의 탁도는 4.31~7.86NTU(탁도단위)로 기준치 1NTU이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는 오염원을 파악해 제 때 처리하고 수질검사를 정기화할 참이다. 특히 수질악화를 불러온 무분별한 지하수공 개발을 막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나아가 초정약수를 천연기념물로 등재하는 안도 강구중이다.
협회는 초정광천수를 브랜드화해 관광 명품으로 키우는 사업도 병행키로 했다. 광천수를 활용한 미용ㆍ건강 식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수출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청원군은 초정광천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달들어 특허청에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을 출원했다. 지리적 표시제는 상품의 품질ㆍ명성 또는 특성이 특정 지역의 지리적 근원에서 비롯됐을 때 지역 표시권을 배타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다.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되면 상표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다.
협회는 세종대왕이 초정리에 머물며 눈병을 고쳤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초정약수 행궁을 복원하는 사업도 장기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즉위 26년(1444년)모두 117일 동안 초정약수 인근에 행궁을 짓고 눈병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토지대장에는 초정리 일대 땅 2만㎡의 소유주가 창덕궁으로 기재돼있어 행궁의 대략적인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이종윤 청원군수는 "이번 협회 설립은 초정광천수가 세상에 알려진 지 570년 만에 처음으로 지역주민의 염원을 담아 책임있는 관리 주체를 형성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협회와 적극 협력해 초정광천수의 옛 명성을 되찾아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