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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위기청소년 갈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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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위기청소년 갈 곳 없다

입력
2013.12.1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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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전남 광양시 A중학교에 다니는 B(15)양은 아버지의 폭력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다 가출을 결심했다. 가출한 B양은 친구 집을 전전하고 심지어 아파트 계단과 24시간 응급실이 있는 병원에서 노숙생활을 했다. B양은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짧게 하고 옷도 남학생처럼 입고 다녔다.

B양은 이 같은 생활이 너무 힘들자 광양의 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찾았다. 이 센터에서는 학생을 보호할 만한 곳이 지역에 없으니 가까운 여수에 있는 쉼터를 이용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B양은 여수로 갈 경우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친구 집을 이용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이 두절됐다.

광양지역에서 B양과 같이 가출을 경험했거나 시도한 청소년이 전체 청소년의 4%에 달한다. 광양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광양위(Wee)센터가 지난 10월 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가출시도 경험이 1~2번 있다는 비율이 3.3%, 한 달에 1번 시도 0.2%, 지속적으로 10회 이상 시도한 경우도 0.6%나 됐다. 광양지역 13세~18세 청소년이 1만5,4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가출시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무려 600여명에 이른 셈이다.

청소년 가출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불화, 가정폭력, 부부갈등 등 가정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청소년 가출은 곧바로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지만 위기청소년을 돌볼 수 있는 지역의 시설은 전무하거나 열악한 실정이다.

전국에서 한 해 가출하는 청소년은 20만명에 달하지만 쉼터는 103개(1,000명 수용)가 운영되고 있고 전남은 여수와 목포에 각 2곳씩 4개소(정원 42명)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B양이 갈 곳은 없었다. 이 때문에 광양지역에서도 가출청소년 등 위기청소년을 보호하고 사회로 복귀시킬 수 있는 청소년쉼터 건립 계획이 진행 중이다.

광양YMCA는 19일 광양시청소년문화센터에서 청소년쉼터 건립을 위한 모금 발대식을 가졌다. 쉼터 조성에는 약 5억원이 들어가며 최대 9개월간 머무를 수 있는 단기 쉼터로 2015년 개소를 목표하고 있다.

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은 "단 한 번의 가출로도 쉽게 범죄에 연루되는 위기청소년들이 너무 많아 쉼터 조성은 중요하다"며 "쉼터는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국가와 지자체의 현실은 그렇지 못해 시민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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