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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축소 착수] 미국 경기회복세 기대- 금리인상·엔저심화 우려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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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양적완화 축소 착수] 미국 경기회복세 기대- 금리인상·엔저심화 우려 '양날의 칼'

입력
2013.12.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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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무엇보다 미국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결과라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금리상승과 달러화 강세에 따라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출구전략 소식이 전해진 뒤 처음 열린 19일 국내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이 같은 분위기를 압축해서 보여줬다. 코스피는 개장 초 2000선 근처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1.02포인트(0.05%) 오른 1975.65로 거래를 마쳤다.

채현기 KTB증권 연구원은 "올 5월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던 것과 달리 경기지표 개선이 뒷받침되고 금리나 달러가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에서 급락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이날 "양적완화 축소는 불안 요인이 아니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지난 5년간의 금융위기로부터 졸업한다는 의미"이라며 "향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국내 대미 수출은 2.97%포인트, 국내 전체 수출은 1.40%포인트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하지만 금리상승과 엔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내 증시의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이유도 엔화 때문이었다. 이날 엔ㆍ달러 환율은 한때 104원을 넘었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후 5년2개월 만이다.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엔화가 원화보다 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결정 하루 만에 엔화 가치가 미 달러화 대비 1% 이상 떨어졌다"며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자금이 국내 증시보다는 일본증시를 더 선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우리나라의 출구전략, 즉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 5월 이후 7개월째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선진국과 국내경기 회복세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원화강세 기조가 한풀 꺾인다면 한은이 내년 후반쯤 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역시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내년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개선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지역이나 국가별로 편차가 클 것"이라며 "이런 대외 경제여건 변동에 대비해 필요 시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리상승은 가뜩이나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 가계와 기업에 부담이 된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가계부채에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낙관론과 신중론을 동시에 표명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단기적으로 금융ㆍ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시장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변동성 확대보다 불확실성 제거로 인식되고 있다"며 "예견된 이벤트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은 "경기회복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등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외국인자금 유출입 등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가격 변수 급등시 적기 대응하는 비상체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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