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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잔치 끝났다" 세계경제 흐름 일대전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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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잔치 끝났다" 세계경제 흐름 일대전환 서막

입력
2013.12.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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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제2의 대공황'이라 불렸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이 실시한 초유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그 동안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좀처럼 치유되지 않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중앙은행의 국채매입 프로그램 즉 '양적완화'를 3차례에 걸쳐 확대했다. 그리고 드디어 미국 경제의 회복을 확신한 Fed가 비정상적 정책을 되돌리기로 한 것이다. 이제 세계경제도 5년 동안 지속된 '초저금리 파티'를 마무리하고, 경제체력 기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Fed는 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현재 월 850억달러인 국채와 모기지채권 매입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올 초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자,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이후 미국 경제 회복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증시는 '돈줄을 조인다'는 우려로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부 신흥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전세계가 양적완화라는 진통제에 중독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막상 양적완화가 현실화된 18일 미국 증시와 19일 아시아 증시는 반등했다. 18일 다우지수는 292.71포인트(1.84%) 올랐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도 29.65포인트(1.66%) 급등했다. 일본 증시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4엔을 돌파할 정도로 떨어지자 닛케이지수가 1.74%나 뛰어올랐고, 대만과 호주 증시도 상승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코스피지수는 1.02포인트(0.05%) 오르는 데 그쳤다. 엔저의 악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세계 증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앞으로 미국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Fed는 실업률이 6.5%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계속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돈줄을 급하게 조이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을 안심시킨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

이날의 결정은 세계 경제사에서 또 하나의 챕터가 넘어감을 의미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양적완화 축소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하나의 신호"면서 "글로벌 시장은 저금리 기조에서 고금리 기조, 자금 흐름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부터 세계 경제는 지난 5년 동안을 지배해 온 금융위기 이후의 지독한 침체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성장 궤도로 복귀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성장률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맞게 될 세계 경제의 새 국면은 2000년대 겪었던 호황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 동안 벌어진 '글로벌 리밸런싱'을 통해 신흥국이 제조하고 미국이 소비하는 이전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00년대의 호황이 다시 오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세계 교역은 그때보다 축소되고 1980, 90년대 수준의 성장속도로 세계 경제가 차차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엔저 현상은 더욱 심화하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경쟁력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라 "원화 가치 상승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 회복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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