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를 불법으로 대량 유출하고, 이를 이용해 온 보험대리점(GA)과 보험사가 무더기 적발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메리츠화재에서 16만4,000여건의 고객 정보를 빼내 무단 조회하고 영업에 활용한 GA 에셋인슈와 인슈젠을 제재했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 곳에 판매하는 독립 보험대리점이다.
에셋인슈는 올 2월 메리츠화재 직원으로부터 고객 정보 16만4,000여건이 포함된 고객 자료를 이메일로 빼낸 뒤 약 2달 동안 GA에서 보유한 자료와 일치하는 고객 정보를 보험 영업에 이용했다. 총 5,159건이 GA의 텔레마케팅에 사용됐으며 이 가운데 54건은 실제 계약 체결로 연결됐다. 금감원은 기관주의에 임원 1명 문책 경고, 직원 1명 정직 처분했다.
인슈젠도 올 5월 메리츠화재 직원으로부터 고객 16만여명의 개인 정보를 USB로 빼냈다. 이 대리점은 열람 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없자 이 자료를 다시 메리츠화재 직원에게 돌려줬다. 금감원은 임원 1명에게 주의적 경고, 직원 1명에게는 감봉 조치했다.
개인정보를 유출한 메리츠화재는 기관주의와 과태료 600만원이 부과됐고, 임직원 10명은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GA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대리점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졌고, GA 또한 실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정보를 빼내기 위해 규정위반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금감원은 고객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전산시스템을 허술하게 관리한 하나SK카드와 우리아비바생명에도 각각 임직원 2명과 직원 1명에 징계를 내렸다. 하나SK카드는 홈페이지에 거래기업이 특정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용인해줬으며, 우리아비바생명은 올 3월 20일 전산 마비 사태 당시 해킹 피해를 당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서비스가 상당시간 중단되는 것을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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