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년의 콘트롤 타워는 역시 청와대였다. 당정청으로 구성된 여권의 권력 지형에서 청와대는 압도적인 이니셔티브를 쥐고 정부와 여당을 이끌었다.
청와대 권력의 핵심에는 친박 원로그룹 '7인회'의 멤버인 김기춘 비서실장이 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박근혜 정부 출범 162일 만에 교체되자 8월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바탕으로 사실상 '정권 2인자'로서 국정을 총괄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야권으로부터 '기춘 대원군'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 실장이 국정 전반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청와대를 떠받치고 있는 또 다른 축으로는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박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대변인'역할을 하던 이정현 홍보수석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박 대통령의 직계 보좌그룹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실 비서관 등도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인사문제 등에 있어 여전히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도 박근혜 정부를 이끄는 핵심축으로 평가 받는다.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데 이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내란 음모 사건으로 체포하는 등 공안정국을 주도하면서 야권으로부터 퇴임 압력을 받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신임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에는 최경환 원내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친박 핵심들이 포진, 박근혜 정부를 확실하게 엄호하고 있다. 그로 인해 '청와대 2중대'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지난 10월 재보선을 통해 복귀한 친박 원로그룹 멤버인 서청원 의원이 향후 당권을 잡을 경우 당청 관계는 재조정될 수도 있다.
정부의 경우 정홍원 국무총리를 필두로 친박 핵심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9월 기초연금 수정안에 반발하면서 사퇴한 것은 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기도 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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