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았던 조연이 뛰어난 연기력으로 영화 전체 분위기를 끌어간 경우, 이러한 배우를 보통 '신 스틸러'라 부른다. 만화에서는 이를 빗대 '컷 스틸러'라 일컫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와 서울아트쇼에서 개최하는 제3회 한국만화원화전의 주제는 작은 비중이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우리 만화 속 '컷 스틸러'들이다.
신문수, 이현세, 이두호, 신일숙, 박희정, 하일권 등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 17명이 그린 '컷 스틸러'원화 36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현세 작가는 최신작 에 등장한 장비를 흑백의 힘 있고 절도 있는 펜 선으로 선보였다. 30, 40대 만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문수 작가는 와 등 대표작 속 캐릭터들을 한지에 그려내어 한국적인 흥취를 담았다. 이두호 작가는 에서 민초의 모습을 보여줬던 차손이와 탐례가 길 떠나는 장돌뱅이 형제들을 배웅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들 원로 작가에 이어 90년대 중반을 풍미한 순정만화 작가 신일숙, 김진, 김혜린도 당시 여고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질리언, 오웬 등 캐릭터를 담은 작품을 내놨다.
그림이 아니라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오브제를 선보인 작가들도 있다.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만화가 박희정은 최근작에 등장한 인물 지준을 쿠션 위에 펜으로 그렸다. 의 하일권은 때수건 위에 작품 속 회장님을 그려냈고, 임강혁은 속 인물 진태곤을 특이하게 동판 위로 옮겨 질감과 부피감이 느껴지는 오브제를 완성했다.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은 모두 판매로 연결되며 수익금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환경교육 만화 제작에 쓰일 예정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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