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한국농어촌공사 간부 2명이 승진 시험 문제를 돈을 받고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경찰수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18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승진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배임수재 등)로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 소속 3급 윤모(52)씨와 세종·대전·금산지사 소속 3급 윤모(51)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승진(3급) 시험이나 정규직(5급) 전환시험문제 출제기관 직원으로부터 문제를 넘겨받아 직원 1명당 1,000만∼2,000만원을 받고 팔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윤씨 등이 시험문제 출제기관 직원에게 금품을 주고 미리 문제를 전달받았고, 그 문제를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팔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 등에게 금품을 주고 시험 문제를 받은 농어촌공사 직원은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험문제 유출이 10여 년간 지속된 점과 시험 문제가 전국 공통이라는 점에 주목,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윤씨 등이 충청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 직원들에게도 시험 문제를 유출했거나 지역별로 윤씨 같은 역할을 하는 간부들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또 시험문제 출제기관 대한 수사도 서두르고 있다. 출제기관은 생산성본부가 설립한 법인으로, 이 법인이 출제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수년간 윤씨에게 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경찰은 시험비리로 조성된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경찰은 이 법인이 다른 공공기관의 승진 및 입사 시험 문제도 낸 것으로 드러나 출제를 의뢰했던 기관에 대한 조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출제기관은 농어촌공사 이외에 많은 기관의 시험문제를 출제했다"며 "구속된 피의자들이 시험문제에 접근한 경위와 동선을 파악한 뒤 시험출제기관에 대한 집중 수사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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