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SNS 파문'으로 축구판을 뜨겁게 달구며'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던 기성용(24ㆍ선덜랜드)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기성용은 18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3~14 캐피털원컵 8강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13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9월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임대된 기성용은 시즌 첫 공격포인트이자 지난해 8월 잉글랜드 무대 진출 이후 첫 골을 뽑아내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선덜랜드는 기성용의 결승골을 앞세워 정규리그 3위인 첼시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잡아내고 리그컵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경기 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기성용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축구 전문 사이트 골닷컴은 결승골을 넣은 기성용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 4(5점 만점)를 부여하며 "극적인 연장 득점으로 관중을 열광시키며 선덜랜드를 4강에 올려놨다"고 치켜세웠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이 '성공의 열쇠'가 됐다는 의미인 'Ki to Succes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성용이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연장전에 인상적인 골을 성공시켰다"고 칭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도 첼시 상대로 결승골 소식을 전하며 "기성용이 첼시를 격침 시켰다"고 보도했다. 소속팀 선덜랜드 역시 공식 페이스북에 한국어로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적으며 기쁨을 함께 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골을 넣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고 팀의 4강 진출에 보탬이 되려고 했었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 승리한 덕분에 우리 팀은 자신감에 차 있다"며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은 만큼 승리하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후 장밋빛 미래가 보였던 기성용은 올 한해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올 여름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는 SNS를 올려 지탄을 받았고, 이로 인해 대표팀에 한 동안 소집되지 못했다. 그 사이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과의 불화설마저 흘러 나왔다.
홍명보 감독의 두터운 믿음 속에 10월에 다시 태극 마크를 단 기성용은 대표팀 중원에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이후 기성용은 선덜랜드에서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으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부동의 미드필더로 입지를 다지며 만능'Key' 역할을 하고 있다.
기성용의 활약은 내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막내로 활약했던 기성용이 어느덧 대표팀의 에이스로 우뚝 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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