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내 1위 대부업체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저축은행 인수를 선언했다.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을 허용한 가운데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자금력을 갖춘 대형 대부업체들에 인수되는 사례가 잇따를 전망이다.
최윤(사진)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축은행 인수는 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이번 가교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가 2일 매각공고를 낸 예나래·예성·예주·예신 등 4개 가교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러시앤캐시는 본입찰 마감일인 19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러시앤캐시는 본점을 비롯한 지점이 서울 주요 상권에 위치하고 있고 총자산이 7,000억원 이상인 예신‧예주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2009년부터 9차례에 걸쳐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했으나, 대부업의 서민금융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로 번번히 수포로 돌아간 바 있다.
하지만 올 10월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사실상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함에 따라 러시앤캐시의 10번째 도전은 성공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또한 12일 서울고등법원이 강남구청과의 영업정지 취소 소송 2심에서 러시앤캐시 손을 들어줌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결함'라는 저축은행 인수의 걸림돌도 제거됐다.
토종 대부업의 맏형 격인 업계 3위 웰컴론(웰컴크레디라인대부)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웰컴론은 앞선 15일 예보가 매각을 추진 중인 해솔저축은행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2위 대부업체인 산와머니 등 다른 대형 대부업체들도 속속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현재 금융당국은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업종 전환'을 각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할 예정"이라며 "다만 저축은행을 찾은 대출 희망자를 계열 대부업체로 유도하는 영업을 금지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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