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이 지난해 8월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진압 과정에서 숨진 수컷 흰코뿔소 '코돌이'의 뿔을 누군가가 빼돌렸다는 의혹이 일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분석을 의뢰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사고 당시 사육사들은 코돌이의 사체를 서울대공원 내 대동물사 부근에 묻고, 뿔과 골격은 따로 표본실에서 1년 넘게 보관해왔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전문가들이 보관중인 뿔과 골격이 가짜이며, 진짜 뿔은 누군가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흰코뿔소의 뿔은 국제적으로 식용이 금지돼 있지만 해열ㆍ진정에서부터 항암 효과까지 있다는 속설 때문에 암시장에서 1㎏당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표본실에 보관중이던 뿔 2점과 갈비뼈 1점을 지난 12일 과천경찰서에 제출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해 진위여부를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사 결과는 약 한 달 후에 나올 예정이다.
대공원 관계자는 "뿔을 빼돌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그간 제대로 해명을 할 수 없었지만 근거 없는 의혹만이 증폭돼 서울대공원 자체적으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 국과수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뿔 진위 논란은 코돌이를 관리하던 두 명의 사육사들이 모두 사직서를 내고 해외로 나가면서 증폭됐다. 대공원 관계자는 "스리랑카에서 온 계약직 직원은 계약 기간이 종료돼 본국에 돌아갔고, 다른 한 명은 개인 사정으로 사직서를 내고 사업차 외국에 나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 감사관실은 호랑이 탈출 사고 이후 서울대공원의 동물 구입 단계부터 폐사 동물의 폐기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감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2월쯤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