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친형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김상동)는 존속살해ㆍ살인ㆍ사체유기ㆍ사체손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29)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 배심원 9명 중 8명은 사형, 1명은 무기징역의 양형 의견을 냈다. 피고인 정씨가 지난달 열린 2차례 공판 준비기일에서 존속살해, 사체유기 등 혐의 일체를 인정함에 따라 이날 재판에서는 유·무죄가 아닌 양형만을 다퉜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 정씨와 정씨의 처남, 이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정씨가 부인 김모(29)씨와 어머니 김모(58)씨의 심각한 고부갈등,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감 등에 괴로워했다는 점, 부인이 범행을 부추긴 면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정씨가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어머니와 형의 시신이 잔인하게 훼손된 점, 범행 직후 뉘우침 없이 어머니와 형 재산을 정리한 점 등을 강조하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피고인 정씨는 최후진술에서 "아내가 저를 만나지 않았다면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모두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부인 김씨는 시신 유기 장소를 지목하는 등 경찰 수사에 협조하다 공범으로 몰리자 결백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인천 남동구 논현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씨는 부인 김씨와 공모해 지난 8월 13일 인천 남구 용현동 어머니 김씨의 집에서 어머니와 형을 각각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부인 김씨와 함께 강원 정선과 경북 울진에 훼손한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각각 유기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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