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식당의 메뉴를 보면 beef가 있고 veal이 따로 있다. 그냥 쇠고기(beef)와 송아지 고기(veal)는 다르다. 유럽에서는 Veal이 6개월 미만일 때 흰색을 띤다하여 'white veal'라고 하고 6개월 이후는 'red veal'이라 구분해서 판매한다. 미국에서는 한 달 미만의 'Bob veal'과 4개월 정도의 'special fed veal' 그리고 9개월 이상의 'veal calf'로 구분 짓는데 값도 비싸고 귀한 소고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언어의 유래를 추적해 보면 beef나 veal이나 같은 뜻이다. 고대 프랑크족들이 사용하던 veel, veal을 앵글로 색슨족은 cow, calf로 말했을 뿐이다. 마치 돼지고기를 두고 프랑스 어군에서 pork라고 말하고 앵글로 색슨어에서는 swine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얘기다. 같은 것을 두고 다른 언어에서 달리 부르던 것이 언어가 서로 혼용 흡수 차용되면서 이들의 의미가 다른 것처럼 보이고 세월이 지나며 약간씩 변하게 됐다.
고대 프랑스어군과 앵글로 색슨어 중에서 같은 뜻이었는데 영어에 흡수된 뒤 달리 쓰인 단어들의 예를 더 살펴보자. 가령 royal하면 멋있는 것처럼 보이고 kingly라고 하면 어감이 다르다. 전자가 프랑스어군이고 후자가 앵글로 색슨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같은 '냄새'일지라도 odor와 smell이 다르고 blouse와 shirt, port와 harbor가 다르게 보인다. 이렇게 전자의 프랑스어군과 후자의 앵글로 색슨어는 기본 개념은 같은 것인데 오늘날의 English에서는 어감도 다르고 용도도 다르다. 같은 방법으로 살펴보면 Age-eld, purchase-buy, attorney-lawyer, pants-britches, carry-bring 등의 변화도 흥미롭다.
변호사를 attorney, lawyer라고 부르지만 전자는 '법률 대리인, 사무 변호사'개념이고 후자는 법률가나 변호사의 총칭이다. Flower와 blossom의 경우 apple blossom에서처럼 열매 맺는 나무의 꽃은 blossom이고 순수하게 꽃 자체는 flower이다. 이런 차이는 모두 영어화하면서 생긴 일이다. 생각하다란 뜻을 지녔던 ponder와 wonder의 경우 전자는 '숙고, 고민하다'로, 후자는 '궁금해하다'는 뜻으로 용도가 달라졌다. 초기의 개념이 같아도 오늘날 용도가 달라지면서 영어의 유사어가 유난히 많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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