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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2주기 행사] '김정은에 충성' 결의대회를 방불… 김정은은 시종일관 무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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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2주기 행사] '김정은에 충성' 결의대회를 방불… 김정은은 시종일관 무표정

입력
2013.12.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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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시종일관 시무룩한 표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부친 추모행사에 걸맞은 비장하고 결연한 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집중력을 잃은 듯 맥 빠진 모습이었다.

조선중앙TV가 17일 실황 중계한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정은은 오전 11시 행사가 열린 평양체육관에 참석자 2만여명이 전원 기립한 가운데 등장했다. 느린 걸음으로 주석단으로 이동해 정중앙에 앉은 김정은은 다소 흐트러진 머리에 어두운 얼굴이었다. 그는 행사 도중 초점을 잃은 듯한 눈으로 시선을 허공에 떨어뜨리는가 하면, 비딱한 자세로 앉아 짧게 박수를 치기도 했다. 중간 중간 화면에 잡힌 그의 얼굴은 시종 무표정하면서도 기운이 빠진 듯했다.

이는'장성택 처형'이후 지난 15일과 16일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과도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 사진에는 김 제1위원장은 강원도 마식령스키장과 군 제313군부대 산하 수산사업소를 현지 지도하며 환하게 웃는 표정이 담겨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열린 중앙추모대회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결의대회를 방불케 했다. 김기남 당비서의 사회로 1시간 가량 진행된 대회는 추모 의식에 이어 추모사 낭독과 결의연설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추모사를 통해서,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장철 국가과학원 원장, 현상주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결의연설을 통해 김정은의 유일영도체계 확립과 절대적 충성을 맹세했다. 특히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은 김정은을 "위대한 원수"로 호칭하며 "영동의 유일 중심으로 일편단심 충직하게 받들자"고 강조했다.

회의장에는 김정일을 찬양하는 구호와 함께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 등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구호가 나붙었다. 참석자들은 행사 내내 정좌한 채 연설 중간 중간 힘껏 박수를 치면서 긴장되고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선중앙TV는 이어 오후 2시 방송에서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 및 당ㆍ정ㆍ군 고위 간부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ㆍ김일성 석고상이 세워진 홀에서 영접 보고, 헌화 등의 의식이 진행된 뒤 김 정은은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홀과 훈장보존실 등을 둘러봤다. 참배 행사는 참가자들의 충성 맹세로 마무리됐다.

2주기 추모행사는 지난해 1주기 추모 행사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지만, 분위기는 다소 차분했다. 지난해에는 1주기 전날인 16일 중앙추모대회가 열렸고, 1주기 당일에는 오전 9시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이어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개최된 군인 결의대회에서는 1군단·2군단·5군단·11군단 등 일선 군단장들의 충성 맹세가 이어졌다.

반면 올해는 중앙추모행사가 2주기 당일에 열린 뒤 간략한 참배 행사로 마무리됐다. 군인 결의대회는 2주기 전날인 16일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렸으며 최룡해 총정치국장 혼자 맹세문을 낭독했다. 이는 지난해 행사가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데 반해 올해는 '장성택 처형' 이후 열린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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