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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김정은 '1인 체제' 갖췄지만… 시계는 '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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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김정은 '1인 체제' 갖췄지만… 시계는 '흐릿'

입력
2013.12.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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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지 17일로 3년째를 맞았다. 3대 세습이라는 사상 초유의 실험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탈상(脫喪)을 앞두고 외형상 1인 독재의 틀을 갖춰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북한의 앞날은 '시계(視界) 제로'다.

지난 2년간 혈기왕성한 30세의 젊은 지도자가 보여준 행보는 파격과 충격의 연속이었다. 4차례에 걸친 군 수뇌부 교체와 절반에 가까운 당ㆍ정ㆍ군 인사 물갈이에 이어 김정은의 후견인이자 수렴청정의 막후 권력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국가전복음모 등 혐의를 씌워 단심(單審)재판으로 처형한 것은 그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김정일 추모 2주기를 맞아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당ㆍ정ㆍ군의 주요 인사들의 열기를 통해 김정은 시대의 진정한 개막을 알리는 정치 이벤트로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성택의 처형으로 이제 모든 정책 결정과 책임을 김정은이 떠안아야 한다"며 "추모 2주기를 계기로 김정일 시대에서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로 바뀌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앙추모대회 주석단 인물배치에서 김정은 보위세력의 부상과 함께 장성택 측근과 경제라인의 건재가 두드러진 점으로 볼 때 권력 재편의 안정적 변화를 꾀하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불확실성과 내부 균열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간 잦은 인적 교체와 경제난으로 권부와 권력 엘리트와 주민들의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고 북한의 유일지도체제는 조직과 사상, 사업을 통해 이뤄지는데 김정은은 아직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은 군 통수권과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갖췄지만 그게 사실상 전부"라며 "주민들을 이끌어갈 통치노선이나 자신만의 업적이 없어 권력기반이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집권 3년 차 '홀로서기'에 나선 그의 앞길이 지뢰밭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권력 공고화를 위해 권력 재편을 순조롭게 이뤄내는 한편으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대내외적인 성과를 통해 민심을 잡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있는 것이다. 김정은이 경제 개혁과 개방을 주창하고 있지만 그 한계가 뚜렷하고, 전시성 치적에 집착하는 면도 있다. 일단 내년 1월 1일 신년공동사설에서 김정은 시대 북한의 정책 의 변화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총체적 변환기에 있는 북한 진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은 고조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미중 양국도 급변사태 등 북한의 상황악화에 대비한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권력 변동 과정에 내부 불만을 잠재울 목적으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상존해있다. 내년 2월 16일 김정일의 70회 생일을 전후한 시기가 우선 거론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고 같은 해 12월 추가 발사와 올해 2월 3차 핵실험으로 도발수위를 높이며 체제 결속을 강화해왔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이 지난 2년간 확인됐다"며 "주변국은 유사시를 대비하고 북한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불안한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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