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학술단체 '아메리카학회'(ASA)가 이스라엘의 반인권적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이스라엘 학계와의 협력 관계를 중단키로 했다.
ASA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대학 및 연구기관에 대한 보이콧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ASA는 전날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 회원의 4분의 1 가량인 1,252명이 참여한 가운데 3분의 2 찬성으로 협력 중단을 결의했다. 협회 측은 "ASA가 특정 국가의 교육기관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처음"이라며 "학문의 자유를 빼앗긴 학자 및 학생들과의 연대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SA 소속 교수 및 연구자들은 이스라엘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등 협력을 중단할 예정이다. 다만 이스라엘 학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미국 대학의 회의ㆍ강의에 참석하거나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 ASA의 보이콧 결정은 지난 4월 아시안 아메리카 학회에 이어 미국 내 학술단체 중 두 번째다.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대한 미국 내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에서 한창인 이스라엘 압박 움직임이 미국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4만8,000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대학교수협회(AAUP)는 "학계 보이콧은 학술적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럽에서는 이스라엘 학계와의 단절이나 경제적 제재 조치 방안들이 꾸준히 논의돼 왔다. 영국의 세계적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난 5월 이스라엘 주최 국제학술대회 참석을 보이콧했고, 네덜란드 물 공급회사 비텐스는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메코로트와의 협력을 중단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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