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는 기존의 3강 체제(삼성화재,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였던 것과 달리 우리카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강만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우리카드는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토털 배구'로 3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우리카드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NH농협 V리그 2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2(23-25 20-25 25-22 25-22 15-1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9승3패(승점 23)를 기록한 우리카드는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선두 삼성화재(승점 29)를 추격했다. 한국전력은 먼저 2세트를 따내고도 뒷심 부족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4승8패(승점 12)가 된 한국전력은 5위를 유지했다.
이날의 승부처는 5세트였다. 1,2세트를 상대에 내준 뒤 잇따라 3,4세트를 따낸 우리카드의 기세는 5세트 들어서도 멈추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시작과 동시에 신영철의 블로킹, 안준찬의 오픈 공격 등을 묶어 단숨에 4-0까지 달아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한번 기세를 잡은 우리카드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5-2에서 안준찬의 퀵오픈으로 점수차를 벌린 뒤 7-3에서 신영석, 김시훈이 잇따라 블로킹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우리카드는 결국 한국전력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14-12에서 박진우가 속공을 성공시키며 대역전승을 마무리 지었다.
우리카드로서는 3세트 초반 부진했던 숀 루니를 빼고 안준찬을 투입했던 작전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안준찬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19득점(공격 성공률 66.66%)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여기에 최홍석(17점), 김정환(13점)이 힘을 보탰다.
경기 후 강만수 감독은 "루니가 2세트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안준찬으로 교체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매 라운드 2,3승씩만 거두자고 마음을 비웠었는데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잘 해준 덕분에 예상 외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현대건설을 3-0(25-18 25-16 25-22)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GS칼텍스의 베띠는 28득점(공격 성공률 56.25%)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승점 20(7승4패)이 된 2위 GS칼텍스는 선두 IBK기업은행(승점 26)과의 격차를 줄였다. 4연패에 빠진 현대건설(승점 10ㆍ3승8패)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수원=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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