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하라(Buy), 팔아라(Sell), 보유(Hold).'
증권시장에서 오가는 용어다. 미국 스포츠전문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7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서 내년 남자프로테니스(ATP) 판도를 예상하면서 랭킹 1위부터 31위까지 이 같은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라파엘 나달(27)
지난 9월 이전에 당신이 '나달이 랭킹1위를 탈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면 나의 대답은 '그렇다'(Yes)이다. 그러나 9월 US오픈 이후 노박 조코비치에게 두 차례 패배(차이나 오픈ㆍATP월드투어 파이널)한 것을 보면 확신할 수 없다. 보유하라.
노박 조코비치(26)
비록 랭킹1위 자리는 나달에게 넘겨주었지만 US오픈부터 24연승 무패행진이다. 나달과의 랭킹포인트도 770점 뒤져 있다. 쫓기는 나달 보다 쫓는 조코비치가 유리하다. 매수하라.
다비드 페레르(31)
랭킹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자신의 역대 최고랭킹이다. 처음으로 메이저대회(프랑스 오픈)결승에도 올랐다. 내년에 32세가 되는 페레르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니다. 팔아라.
앤디 머레이(26)
77년 만에 윔블던 정상고지를 밟은 머레이는 더욱 강해졌다. 그의 기세로 볼 때 내년 1월 호주오픈을 품지 못할 이유가 없다. 머레이는 이미 3차례나 호주오픈 결승진출 경험이 있다. 매수하라.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5)
지난 시즌 나달과 조코비치, 머레이, 로저 페더러를 꺾은 유일한 선수다. 2009년 US오픈 챔피언에 오른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부상만 없다면 델 포트로는 내년 이들 '빅4'와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매수하라.
로저 페더러(32)
최근 10년만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챔피언 트로피도 1개뿐이다. (그것도 ATP250시리즈 게리 베버오픈)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랭킹 5위로 밀려났다. 내년 시즌 시금석은 1월 호주오픈이다. 보유하라.
토마스 베르디흐(28)
한때 랭킹 5위에 오르는 등 역대 최고의 기량을 보였지만 우승트로피는 1개도 얻지 못했다. 내년시즌에도 올해와 같은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유하라.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28)
획기적인 한 해를 보냈다. 랭킹 17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US오픈과 월드투어 파이널 4강 진출도 처음이다. 바브링카가 올 시즌 성취한 것보다 내년에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의 플레이는 실수가 매우 적다. 바브링카는 특히 올 한해 SI가 선정한 '최고의 경기' 1위를 차지했다.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와 5세트 접전이 그것이다. 보유하라.
리샤르 가스케(27)
최근 수년간을 돌이켜보면 올 한해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US오픈) 4강에 올랐고, 3개의 우승컵도 따냈다. 그러나 월드투어 파이널 이후 코치 리카르도 피에티와 결별하고 세르히 브라구예라와 손을 잡은 것이 잘한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팔아라.
조 윌프레드 송가(28)
델 포트로 다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빅4를 꺾을 수 있는 선수다. 관건은 부상여부다. 송가는 호주오픈 8강에서 페더러에, 프랑스오픈에서 페레르에 덜미를 잡힌 이후 무릎부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윔블던 2회전 기권과 US오픈을 불참했다. 하지만 9월 이후 코트에 다시 나서, 5경기 연속 4강에 이름을 올렸다. 매수하라.
SI는 이하 랭킹 11위부터 31위까지 매수 추천주로 밀로스 라오닉(22ㆍ11위), 존 이스너(28ㆍ14위), 예지 야노비치(23ㆍ21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2ㆍ23위), 어네스트 굴비스(25ㆍ24위), 베노이트 페르(24ㆍ26위), 가엘 몽피스(27ㆍ31위)를 꼽았고 토미 하스(35ㆍ12위)와 파비오 포그니니(26ㆍ16위)는 매도주로 분류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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