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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18일] 젊은이 대자보 '안녕들…?' 기성세대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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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18일] 젊은이 대자보 '안녕들…?' 기성세대 주목해야

입력
2013.12.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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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이 교내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철도파업 노동자 대량 직위해제, 밀양 송전탑 강행,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등 사회 이슈를 거론하며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것을 독려하는 내용이다. 대자보가 게시된 지 일주일 만에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유사한 내용의 대자보가 이어지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학가를 넘어 고등학교와 아파트, 동네 전봇대까지 대자보가 나붙는다고 한다.

대자보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대학생들이 사회적, 정치적 현안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자리나 취업난으로 인한 불안감과 정치 현실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젊은 세대들이 사회 현실에 대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바람직하다. 일부 대학생 단체가 반박하는 내용의 대자보로 맞불을 놓아 대학가 이념 갈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건전한 토론문화의 장이 형성된다면 걱정할 일이 아니다. 토론의 수단이 감정적으로 흐르기 쉬운 말이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식 짧은 글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자기 주장을 펴는 장문의 글인 까닭에 이성적인 토론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의 현상이 목표도 명확하지 않고 대표자나 지휘체계도 없어 일회적인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시민을 조직화하고 정치적 논리를 추구하는 기존의 운동세력 방식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나아가 생활정치 운동으로의 진화를 예측하는 이들도 있다.

정작 이들의 주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들은 기성세대다. 젊은 세대의 분노와 좌절에 대한 책임은 상당부분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는 정치권, 변변한 일자리를 마련해주기는커녕 후속세대에게 폭탄을 돌리는 무능한 지도층,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는 기업, 성적과 돈에 굴종하게 가르치는 부모 등 기성세대 모두가 공범이다. 기성세대는 사실 관계 왜곡이니 정치적 선동이니 하는 꼬리표를 붙이기에 앞서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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