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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옥천·영동축협 결국 통폐합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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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옥천·영동축협 결국 통폐합 수순

입력
2013.12.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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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하고 불법적인 경영으로 말썽을 빚은 충북 옥천ㆍ영동축협이 청주축협에 흡수 합병된다.

17일 농협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옥천ㆍ영동축협과 청주축협이 내년 3월까지 합병하는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두 축협은 조만간 합병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합병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이 합병하려면 조합원 투표를 통해 50% 이상의 찬성을 각각 얻어야한다. 두 조합의 합병 추진은 농협중앙회의 요구에 따른 조치이다. 옥천ㆍ영동축협의 부실경영에 대해 강도높은 경영진단을 벌인 농협중앙회는 "자체적으로 경영개선이 어렵다"며 고강도 구조조정과 합병을 요구했다.

때문에 이번 합병은 명목상으로는 합병이지만 실제 흡수 통합에 가깝다는 평가다. 부실한 옥천ㆍ영동축협이 청주축협에 통폐합되는 셈이다. 옥천ㆍ영동축협은 애초 지리적으로 가까운 보은축협과 합 병을 꾀했으나 보은축협 이사회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합병을 앞두고 옥천ㆍ영동축협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이미 직원 6명을 감원했고, 청원에 있는 축산물유통센터와 옥천에 있는 우시장 등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 조합의 정영철 조합장은 "기본협약을 토대로 신속하게 합병을 진행하되 조합원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옥천ㆍ영동축협은 연속된 부실경영으로 조합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지난해 경기도 양평지방공사에 돼지고기를 외상 납품했다가 47억원의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봤다. 5억원이 넘는 외상거래의 경우 이사회 승인을 받고 특정인과 16억원 이상 거래시 농협지역본부장의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을 무시한 결과였다. 또 유통기한이 임박한 쇠고기 5억원 어치를 헐값에 처분하는 등 축산물 유통을 허술하게 하는 바람에 손해를 입기도 했다.

이런 부실로 수십억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조합원들의 집단 탈퇴까지 이어지면서 자본금이 급감했고, 급기야 지난 5월 농협중앙회가 긴급 경영진단에 나섰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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