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원도심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구 자갈치시장과 부평깡통시장 등 재래시장을 비롯해 상가들이 밀집한 광복로에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최근 도개기능을 복원한 영도대교가 새 관광명소로 부상하는 등 호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원도심 지하상가에는 대부분 가게가 들어선 상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평균 5%였던 공실률은 최근 0.8%까지 떨어졌다.
국제지하상가(120곳)와 남포지하상가(285곳)에는 빈 자리가 전혀 없고, 광복지하상가(216곳)에만 9개의 점포가 들어설 여유가 남아있다.
지난 2009년 국제지하상가의 공실률이 39%, 2008년 남포ㆍ광복지하상가 공실률이 19.9%였던 것과 대조할 때 원도심 상권의 회복은 가시적이다.
이권희 부산시설공단 지하도상가사업소장은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구한 결과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영도대교가 복원되는 등 관광 여건도 호전되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상인들도 싱글벙글이다. 경기부진에 따른 장기간의 불황에다 방사능 유출로 인한 수산물 판매 감소 등으로 울상을 짓던 이 곳 상인들은 요즘 신바람을 내고 있다.
자갈치시장과 최근 야시장을 연 부평깡통시장을 찾아 재래시장만의 맛과 멋을 즐기고, 매일 정오에 다리가 들리는 영도대교를 관람하기 위해 관광버스까지 대절한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윤원 자갈치상인연합회 회장은 “주말에는 예년에 비해 20~30% 가까이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중구가 남포동 일원에서 개최하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도 관광객 유입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이 축제는 ‘사랑과 치유’라는 주제로 내년 1월 5일까지 열린다. 남포동 중심가에 20m짜리 대형 트리를 설치하고 그 밑을 걸으면서 빛 조형물인 ‘성탄의 별’을 바라볼 수 있도록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매일 저녁 하루 한차례 이상 인공눈을 뿌려 즐거움을 더해준다.
원도심 상권 부활을 이끌고 있는 곳 가운데 영도대교 입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광복점도 배놓을 수 없다. 거가대로 개통 이후 경남 거제지역 소비자들의 방문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측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부산 롯데백화점 4개점을 찾은 거제지역 고객(롯데카드 및 멤버스 고객 실적 기준)은 거가대로 개통 이전인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보다 19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4개 백화점의 전체 구매고객 증가율 24%와 비교했을 때 무려 10배에 육박하는 증가율이다.
특히 거제지역의 경우 대형 조선소로 인해 소비력이 전국 최고 수준인 만큼 효과는 상당하다.
올해 거제지역 고객들의 전체 구매금액도 거가대로 개통 전인 2010년과 비교해 232%(114억원)나 증가했다. 거제지역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인 객단가는 72만원 수준이었다.
이경길 롯데백화점 홍보팀장은 “최근 크리스마스트리축제와 영도대교 재개통 등으로 부산 원도심이 부활하면서 광복점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내년 롯데마트가 완공되면 백화점과 마트의 옥상공원을 리모델링해 영도대교 도개가 잘 보이는 전망데크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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