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파업 중인 수도권 지하철에서 우려했던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경기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 5분쯤 경기 과천시 별양동 수도권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김모(84ㆍ여)씨가 전동차에서 내리던 중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씨는 오이도행 전동차에서 내리다 출입문이 닫히면서 몸이 끼었다. 사고 당시 승강장에서는 스크린도어 공사업체가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한시적으로 고용한 안전신호수가 출입문에 낀 김씨를 발견하고, 수차례 수신호로 알렸으나 열차가 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1m 정도 끌려가다 공사중인 스크린도어 기둥에 머리를 부딪혀 그 자리에 쓰러졌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열차는 김씨가 기둥에 부딪힌 뒤에도 몇 m를 더 달린 뒤 정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신호수는 경찰조사에서 "할머니가 몸이 절반 정도 나온 상태에서 문에 끼였다. 수신호를 보냈지만 열차가 출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 맨 뒤에서 출입문 개폐 등을 담당했던 차장은 대체인력으로 탑승한 한국교통대 1학년 김모(19)군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김군은 "출발 전 기관실 모니터 경고표시등에 이상이 없었고 밖으로 내다봤을 때도 승객들이 타고 내리지 않아 출입문을 닫았다"고 진술했다.
코레일 측은 "수도권 전동차는 자동으로 운행되는 시스템으로, 출입문이 10㎜만 열려도 출발할 수 없다. 해당 열차에 고장표시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 경찰과 협조해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상황이 승강장 CCTV에 제대로 찍히지 않아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전문가들을 불러 출입문이 10㎜ 열린 상태에서도 전동차가 출발할 수 있는지 현장 확인할 예정이며 관련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숨진 김씨는 경장으로 정년퇴직한 여경 출신이다. 아들 방모(65)씨는 "어머니가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거의 매일 지하철을 타고 서울 이모집을 오갈 정도로 정정했다"고 말했다.
과천=김기중기자 k2j@hk.co.kr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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