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7남매의 엄마가 독일 국방장관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7남매의 엄마가 독일 국방장관에

입력
2013.12.16 12:06
0 0

7남매의 엄마가 독일 국방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독일 국방장관에 여성이 임명된 건 처음 있는 일인데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자신을 이을 후임 주자로 여성을 지명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 출범 예정인 앙겔라 메르켈 집권 3기 행정부는 15일(현지시간) 현 노동부 장관인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55)을 새 국방장관으로 내정했다.

라이엔 국방장관 내정자는 14년(1976~1990) 간 독일 니더작센 주 총리를 지낸 에른스트 알브레히트 전 기독교민주당 부총재의 딸이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자 일곱 남매를 둔 라이엔 내정자는 2009년 노동부 장관에 임명된 뒤 빈곤층과 저소득층의 복지문제 등에 힘써왔고, 세계 최저 수준의 독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매진해왔다. 그는 출산률 제고를 위해 "여성을 출산 기계로 만든다" "남자에게 '기저귀 갈이 인턴십'을 시키지 말라"는 등의 비난을 물리쳐가며 아버지에게 2개월 유급 유아휴가 제도 도입을 성사시켰다.

라이엔의 일곱 명의 자식 양육은 의사인 남편이 주로 책임지고 있다. 그는 워킹맘들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자신의 남편과 같은 사례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저출산 파이터'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그는 2003년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그 동안 집에서 손수 간병해 왔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라이엔은 메르켈 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그 동안 토마스 드 메지에르 현 국방장관과 함께 메르켈의 뒤를 이을 강력한 후계자로 거론돼왔다. 라이엔을 내각 최고위직 중 한 자리에 지명한 이번 인사를 두고 여성 총리인 메르켈이 자신의 후계자로 여성인 라이엔을 확정 지은 것이며, 라이엔은 오는 2017년 총선에서 총리직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메르켈이 부득이한 이유로 임기 중 총리에서 물러날 경우 기독교민주당내 각료 서열이 가장 높은 라이엔 내정자가 총리직을 잇게 된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번 인사로 라이엔이 당내에서 (왕위에 오르는) 공주 자리에 앉았다"고 평가했다. 코블렌츠 란다우 대학의 울리히 사치넬리 정치학 교수는 "라이엔의 책임이 막중해졌다"며 "그가 국방장관의 역할을 잘 해내면 메르켈의 후계자로 강력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라이엔 국방장관 내정자가 앞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군 관련 경력이 전무한 그 앞에는 당장 2011년 징병제가 폐지된 뒤 병력 부족을 겪는 군을 추슬러야 하는 등 시급한 문제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인디펜던트는 첫 여성 국방장관이란 명칭은 분명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지만 국방장관 자리가 많은 이들의 정치 경력을 끝내버린 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