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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보다 글이 갖는 사회적 파장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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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보다 글이 갖는 사회적 파장에 주목해야"

입력
2013.12.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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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에 담긴 사회현실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주현우 개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야말로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고려대 후문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처음 붙인 주현우(27ㆍ고려대 경영4)씨는 글쓴이 보다는 글 자체가 갖는 사회적 파장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9일 밤 학교 인근 자취방에 누워 뉴스를 보던 주씨는 철도파업으로 노동자 4,000여명이 직위해제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어떻게 파업 하루 만에 수 천명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가'라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주씨는 "수 천명의 가장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송전탑 건설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데, 동시대를 사는 우리는 과연 안녕할 수 있는지 내 자신과 또래 청년들에게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장의 대자보는 그렇게 나왔다.

그는 "일부 보수 언론과 보수 세력이 광우병 촛불집회나 희망버스 등 과거 관심을 갖고 참여했던 내 경험을 문제 삼아 지금의 대자보 물결을 '선동'이라는 단어로 호도하고 있다"며 "이 정권과 사회에 대해 저마다 머리 속에 갖고 있던 분노와 생각들이 내 글로 인해 하나 둘 터져 나온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중을 선동한다고 선동되는 시대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주씨는 지금의 이 흐름을 '우리의 정치'라고 표현했다. "남의 문제라고 여겼던 철도 민영화나 밀양 송전탑 같은 문제를 이제는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이 바로 '우리의 정치'를 시작할 때이고, 내가 쓴 대자보는 그 시작의 미미한 밀알이 됐다고 생각한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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