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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향로가 품은 정결함·화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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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향로가 품은 정결함·화려함

입력
2013.12.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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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후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덕분에 향을 피우는 데 쓰는 향로와 딸림 도구들도 많이 발달했는데, 고려시대가 특히 그랬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7일 시작하는 테마전 '고려의 향로'에서 그 면모를 살필 수 있다. 향로와 관련 도구들를 합쳐 약 40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규모는 작지만 짜임새 있는 전시다.

고려의 향로는 다리가 셋 달린 것, 긴 손잡이가 달린 것, 벽걸이형, 둥근 받침이 달린 것 등 모양이 다양하고 소재도 금속과 자기가 두루 쓰였다. 이 가운데 벽걸이형은 고려시대에만 있던 것이다. 향로 뚜껑에 기린, 사자, 원앙, 오리 등 동물 모양 장식을 얹고, 향로 몸통에는 아름다운 무늬나 범어를 새겨 멋을 냈다.

고려의 향로를 대표하는 것은 향완(香垸)이다. 굽 달린 잔 모양에 납작 튀어나온 테두리를 두른 형태다. 향완이 어떤 변화를 거쳐 자리잡았는지 가늠할 수 있게 전시를 구성했다. 향완은 12세기 중반 이후 은실로 선을 박아 정교하게 무늬를 새기면서 더 화려해졌다. 용, 여의주, 구름, 번개 등 자연과 길상 문양, 범어 등을 정성껏 새긴 솜씨는 고려의 빼어난 세공술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향과 향을 피울 때 쓰던 도구, 왕실 향로, 불교 향로를 나눠서 소개한다. 왕실 향로는 의례용과 일상용이 있다. 고려 왕실은 조서를 받을 때나 공식 모임이 있을 때 꼭 향을 피웠는데, 이런 의례용 향로 중 대표적인 것이 세 발 솥 모양으로 다리가 달린 청자정형(鼎形)향로다. 정형 향로는 중국 고대 청동기의 영향을 받을 것인데, 점차 고려만의 스타일로 변해간다. 동물 장식 향로는 왕실에서 주로 일상에서 썼다. 청자로 된 게 대부분인 왕실 향로와 달리 절에서 쓰던 불교 향로는 형태가 좀더 다양하고 소재는 자기보다 금속이 많다.

전시는 새해 2월 16일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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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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