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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태어나니 첫째가 부쩍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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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태어나니 첫째가 부쩍 자랐다?

입력
2013.12.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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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긴 뒤로 큰 애가 아주 어른스러워졌어요."

"둘째를 낳고 나니 첫째가 부쩍 큰 것 같아요."

둘째나 셋째를 낳은 부모들이 흔히 하는 얘기다. 정말 그럴까. 흥미롭게도 이런 생각이 부모의 착각일 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막내 아이를 실제보다 더 작고 어리다고 여기는 부모들의 '아기 환상(baby illusion)' 현상이 부른 오해라는 것이다.

호주 스와인번공대 조르디 카우프만 교수팀은 아이를 둘 이상 낳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실험을 해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엄마 747명에게 둘째나 셋째 아이가 태어난 뒤 첫째 아이가 어떻게 변했다고 기억하는지 물어봤다. 약 70%의 엄마들이 동생이 생기기 전에 비해 갑자기 많이 자랐다고 응답했다. 이어 연구팀은 엄마들에게 집에서 가장 어린 2~6살 아이들의 키가 얼마나 되는지를 추정해 검게 칠해진 벽에 표시하게 한 다음 아이들의 실제 키와 비교해봤다. 그랬더니 희한하게도 엄마들이 표시한 추정 키가 대부분 실제보다 훨씬 작았다. 평균 7.5cm나 차이가 났다. 반면 같은 방식으로 엄마들이 추정한 첫째 아이의 키는 실제와 거의 비슷했다.

아기를 얻은 많은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기가 제 나이보다 어리고 제 덩치보다 작다고 여긴다(아기 환상). 그러다 둘째 아기가 태어나면 맏이에 대한 아기 환상이 깨지고 둘째에게로 옮겨간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그때부턴 맏이를 실제와 비슷하게 보기 시작하면서 '금세 확 컸구나'라고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막내가 자라 어른이 돼도 부모에겐 항상 막내인 이유 역시 마찬가지"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아기 환상이 계속 머물러 있기 때문에 부모 눈에는 막내가 항상 어려 보일 수밖에 없다. 부모가 자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카우프만 교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인지 능력이 부정확하다는 점이 실제 사회에서도 충분히 고려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6일자에 실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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