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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집권 1년] <상>아베노믹스의 중간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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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집권 1년] <상>아베노믹스의 중간성적

입력
2013.12.1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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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니혼바시의 한 백화점에서 60대 초반의 여성이 한 벌에 100만엔(1,016만원)이나 하는 기모노(일본의 전통복)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었다. 이 여성은 비싼 옷을 구입하려는 것과 관련해 "갖고 있는 주식의 가격이 최근 많이 올라 큰 마음 먹고 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나왔다"며 "아베노믹스 덕분에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말했다.

도쿄의 부유층 밀집 지역인 아오야마의 한 레스토랑은 3,000엔대의 점심 세트 메뉴를 없애고 최근 5,000엔 이상 하는 코스 요리를 내놓았다. 레스토랑 관계자는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중산층 이상 고객이 지갑을 열기 때문에 음식 가격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16일 집권과 함께 내놓은 아베노믹스 때문에 일본 경제에 활력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장기 디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책정한 2% 물가상승정책으로 닛케이주가지수는 1년 전 9,000대에서 1만5,000대로 상승했다. 수년간 지속된 엔고가 엔저로 변하면서 수출 기업의 경영 사정도 크게 개선됐다. 주식을 대량 보유한 부유층과 중산층의 씀씀이도 커졌다. 일본 최대 백화점체인인 미쓰코시이세탄그룹의 1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고 다카시마야, 한신 등 일본 5대 백화점의 매출도 증가세에 있다. 1990년대 거품경제가 끝나고 시작된 20년 장기불황의 고리를 끊겠다며 아베 총리가 제시한 금융완화, 재정확대,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겠다며 지난 1년 사이에 내놓은 공공자금 지출 규모는 15조5,000억엔에 달한다. 시장에 돈을 돌게 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다. 공공 지출의 효과가 두드러진 규슈 사가현에서는 최근 9개월 동안 4조엔이 투입돼 도로공사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공공공사 계약도 최근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체감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바닥까지 번진 것은 아니다. 당장 수입 제품의 가격이 올라 서민들은 생필품 구입 부담이 늘어났다. 반면 기업들은 엔저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이익을 내고도 임금 인상에는 인색하다. 아베 총리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간부를 만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금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르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내년 4월로 다가온 소비세 인상도 변수다. 소비세가 지금의 5%에서 8%로 인상되면 겨우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던 소비심리가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2014년 성장률을 1.5%로 전망하며 소비세 인상의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0.8%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케오 가즈히토 게이오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것은 가계 지출과 공공투자의 증가"라며 "획기적인 추가 성장 전략이 없으면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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