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남자 배구 선수였던 하종화(44)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큰 딸인 하혜민(20ㆍ경남 진주 선명여고) 양이 고교 여자배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서울대에 합격했다. 혜민 양은 지난 6일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 수시 일반전형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 전 감독은 15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혜민이가 고교 1학년 때부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고 힘든 것들을 이겨내고 마침내 좋은 결실을 얻어냈다”며 “학교측의 배려와 아내(왕순이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혜민양은 진주 경혜여중 1학년 때 먼저 배구를 접한 동생(혜진)을 따라 다니다 우연히 입문하게 된 배구에 큰 흥미를 보였다. 또래에 비해 다소 늦게 배구를 시작했지만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꼽혔던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 받아 남다른 실력을 발휘했다. 실제 지난 7월 평창에서 열린 제47회 대통령배 남녀 중고교 배구대회에서는 주장으로 팀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센터 포지션인 혜민양은 다소 작은 키(175㎝)에도 노력과 끈기로 한계를 극복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온 혜민 양은 고교 1ㆍ2학년 때는 오전 훈련을 한 후, 배구부 동료들이 휴식하는 시간인 4, 5교시에 수업을 듣고, 다시 오후 훈련을 했다. 3학년부터는 오전ㆍ오후 수업을 모두 들은 뒤, 오후 5시부터 배구 훈련에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다. 고교 1학년 때 반에서 5등 정도였던 성적은 졸업을 앞두고 전교 1,2등까지 올라갔다. 최근 끝난 기말고사에선 당당히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체육 교사나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혜민양은“더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미래를 그려나가고 싶다”며 “운동하는 후배들이 공부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