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두경민(22ㆍ183㎝)은 시즌 초반 마음고생이 심했다. 경희대 전성시대를 이끈 김종규(LG), 김민구(KCC)와 함께 신인 '빅3'로 주목을 받았지만 동기들과 달리 좀처럼 웃을 일이 없었다. 10월25일 KT전에 프로 데뷔를 했지만 팀은 한달 가깝게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12연패는 악몽 같았다.
이충희 동부 감독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두경민의 출전 시간을 줄였다.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을 떨쳐내고 냉정하게 경기를 바라보는 시야를 키우기 위한 방책이었다. 그 사이 부상으로 결장했던 팀의 기둥인 김주성이 복귀하며 동부는 점점 안정을 찾았다.
한결 부담을 덜어낸 두경민이 마침내 폭발했다. 두경민은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자신의 올 시즌 최다인 21점(5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몰아쳐 팀의 90-7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동부는 2연패이자 전자랜드전 4연패를 끊었다. 시즌 성적은 8승16패로 9위에 자리했다.
두경민의 활약은 승부처에서 빛났다. 전반까지 끌려가다 전세를 뒤집어 팀이 분위기를 탄 3쿼터 막판 두경민은 3점포 2방을 터트렸다. 또 70-58로 앞선 4쿼터 2분47초께 빠른 돌파로 2점을 추가했다. 이후 전자랜드가 서서히 추격에 시동을 걸려고 하자 두경민은 종료 5분49초를 남기고 3점슛을 꽂아 넣어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동부는 키스 렌들맨이 27점 9리바운드로 모처럼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승준은 12점 6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김주성은 16분10초만을 뛰며 10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두경민은 경기 후 "연패를 길게 끌고 가지 않고 홈에서 빨리 끊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빨리 채워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초반에 경기를 잘 못 풀어갔는데 다같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잘 만들어졌다"면서 "형들이 잘 이끌어가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는 원정 팀 오리온스가 홈 팀 KT를 73-67로 눌렀다. 전태풍이 장염으로 결장했지만 이현민(14점), 랜스 골번(16점), 최진수(12점), 김동욱(10점) 등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원정 5연패에서 벗어난 8위 오리온스는 시즌 10승(14패) 고지를 밟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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