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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고소득층 지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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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고소득층 지갑이 열린다

입력
2013.12.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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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중산층 이상의 소비 바로메타로 여겨지는 백화점 구매에서, 고소득층의 씀씀이가 늘어나는 징후가 엿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서민들의 구매심리는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고소득층이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건 내수회복에 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12일 본지가 롯데백화점의 고객분포별 매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체 매출이 평균 11.6% 증가한 가운데 상위 1% VVIP급 고객 매출은 18.4%, 상위 5% VIP급 매출은 17.3%가 늘었다. 12월 들어서도 평균 매출은 10.8% 늘어난 데 비해, 상위 1% 고객은 18.7% 상위 5% 고객은 17.1% 신장됐다.

롯데백화점 송정호 MD전략담당 이사는 "상위 1% 고객이 전체 매출의 약 20%를 담당한다. 이런 최상위 고객들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소비를 해왔지만 11월부터는 상위 5% 고객층까지 매출신장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백화점들이 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기획행사를 벌인 결과이긴 하나, 기본적으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롯데호텔이 단 하루 진행한 잡화행사에선 당초 목표 4억 원을 3배 이상 뛰어넘는 13억 원이나 매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상위 2.5%에 해당하는 VIP(연 구매액 800만원 이상) 고객의 구매액은 상품권 사은행사가 있던 11월에 16.3%, 송년세일 기간이던 12월1~8일에는 5.2% 증가했다. 이는 평균구매액증가율(11월 4.4%, 12월 2.0%)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상위층 아닌 상위층까지 소비가 늘기 시작한 건 분명 경기회복의 신호"라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물품에서도 소비회복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가장 먼저 소비를 줄였던 여성의류와 남성의류 등이 최근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 영업전략담당 최민도 상무는 "올해 들어 11월에 VIP의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고 특히 고가 수입 브랜드가 포함된 해외 패션 장르가 3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신장을 했다"며 "패션 전반에 걸쳐 매출이 증가한 것을 보면 상대적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비회복은 원래 위에서 아래로 확산되는 게 전형적인 특징.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시차를 두고 중산층, 마지막엔 서민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때문에 백화점 상위고객의 매출신장세는 일단 내수회복의 단초로 평가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 이경희 수석연구원은 "올해 백화점 매출신장률은 2.9%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그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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