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이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12일 오전 0시55분쯤 경북 의성군 의성읍 비봉리 중앙선 비봉역 전방 1㎞ 지점에서 화물열차가 탈선, 중앙선(서울 청량리역~경주역)의 안동~영천 구간이 오전 8시까지 폐쇄됐다. 코레일측은 "사고 열차를 운전한 기관사는 파업 대체인력이 아닌 필수 지정인력으로 파업과 관계없다"고 밝혔지만 철도노조는 "파업으로 검수 인력이 부족해 바퀴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기관차 1량과 화차 19량으로 구성된 제3350호 열차가 울산 장생포역을 출발, 강원 원주시 만종역으로 가던 중 비봉역을 앞두고 오른쪽으로 굽은 선로에서 13번째 화차 좌측 앞바퀴가 부서지면서 일어났다.
사고 이후 첫 운행 열차는 부전역을 출발해 청량리에 도착한 무궁화호 제1622호 열차로, 이날 오전 10시38분쯤 의성군 금성면 탑리역을 통과함에 따라 실제 열차운행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사고가 난 문제의 열차 쇠바퀴는 1999년 기아특수강이 제작한 것으로, 금이 가거나 금속피로 등으로 약해져 있다가 사고 지점에서 원심력으로 강한 힘이 작용하면서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사고 열차에는 화차 1량당 4만5,000여ℓ의 벙커C유가 실려 있었지만 탱크로리가 파손되지 않아 기름 누출에 따른 환경 오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탈선 기관차에는 기관사와 부기관사 2명이 탑승했고, 기관사는 비노조원이지만 부기관사는 파업에 따른 대체인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노조는 "전국 열차 검수 출근 대상자 가운데 54.2%가 파업에 참여했다"며 "마지막 열차 점검소에서 쇠바퀴의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는 출발점검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무리한 열차 운행을 해 우려했던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고열차는 SK에너지 소유로 유류를 싣는 탱크로리는 SK에너지 측이, 쇠바퀴를 포함한 '대차'는 코레일 측이 정비를 해 왔다.
코레일 측은 앞바퀴 부분의 부품결함이나 정비불량에 무게를 두고 화차에 실린 탱크로리와 대차를 분리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의성=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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