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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2월 13일] 바이든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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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2월 13일] 바이든의 수다

입력
2013.12.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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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부통령도 실언을 많이 했는데, 왜 나만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새라 페일린은 2010년 북한 연평도 도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북한 편에 서야 한다"고 해 놀림감이 되자 이렇게 푸념했다. 2008년 바이든과 페일린의 부통령 후보 TV 토론은 '못 말리는 두 실언병자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토론보다 더 관심이 뜨거웠다.

■ 바이든의 말실수는 아무도 못 말린다. 극비인 부통령 관저 내 비밀벙커의 존재를 기자들과의 만찬장에서 자랑스럽게 공개하는가 하면 오바마 대통령 2기 취임식을 앞두고는 "미국 대통령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좌중을 황당하게 했다. 지난해 대선 때 노예소유가 합법이었던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롬니 후보의 조세정책이) 여러분을 다시 쇠사슬에 묶을 것"이라고 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조류독감 공포가 확산됐던 2009년에는 "비행기 같은 제한된 공간에는 가지 말라"고 해 항공업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렇다 보니 "부통령 교체는 없다"고 백악관이 진화하는 상황까지 번지고, '미국 외교 10대 실수'에 단골로 오른다.

■ 어린 시절부터 스무살이 넘을 때까지 심하게 말을 더듬었던 바이든은 거울 앞에서 몇 시간이고 시를 암송해 병을 고쳤다. 화술이 절대적 무기인 워싱턴 정가에서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화려한 의정생활을 하는 그에 대해 인간승리라고 평한다. 그러나 듣는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크를 잡으면 놓지 않는 습관을 두고 말더듬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겼다는 설도 있다.

■ 바이든이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 '베팅(betting)' 발언은 여러모로 부적절했지만, 그의 '화려한' 경력에서 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아니다. 다만, 부통령인 그가 아직 고답적인 의원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또 이래서야 미국 부통령의 영(令)이 설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부인 질 바이든은 "오바마가 조에게 국무장관과 부통령 중에서 선택하라고 했다"고 해 실언의 대가인 남편을 질겁하게 한 적이 있다. 그 남편에 그 아내다.

황유석 논설위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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