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신음 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구르인들은 경제적 궁핍과 중국 정부의 동화정책으로 자신들의 고유 문화가 고사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는 대륙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이다. 이곳 경찰들은 무장을 한 채 자치구 내 거의 모든 주요 도시를 정기적으로 순찰한다.
위구르인들은 한족이 주도하는 중국 정부와도 빈번히 충돌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바추현 서리부야진에서 위구르 주민들이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관 2명이 숨지고 위구르인 9명이 사살됐다. 위구르인들은 200명 가까이 숨진 2009년의 '7ㆍ5 폭동' 이후 이 같은 산발적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위구르족과 한족 간의 민족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수십 년간 수백만 명에 달하는 한족이 신장으로 옮겨오면서 1949년 6.7%에 불과했던 한족 비율은 2008년 40%까지 치솟았다. 위구르인들은 중국의 한족 이주정책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족 이주정책은 신장의 지역적 중요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이 곳의 석유 매장량은 중국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며, 천연가스 매장량 역시 1위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자원 개발과 함께 이 지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다. 주요 기간시설 및 도로 건설도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 경제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위구르인들의 실상은 경제 지표와는 전혀 달랐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28세의 지앙 푸치앙은 쓰촨성에서 온 이주 노동자로 건설 현장에서 석 달째 일하고 있다. 그의 한달 월급은 7,000위안(121만원)이다. 그는 "중국 내 다른 어디서도 이렇게 많은 돈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많은 위구르인들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60세 여성은 우루무치의 빈민가에서 딸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정부로부터 매달 370위안(6만4,000원)의 연금을 받는다"며 "그러나 전기와 수도요금을 내고 나면 절반 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을 흐렸다. 평생 농사를 지었다는 술탄 하미트(59)는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 종일 물건을 나르는 일을 한다. 그는 이렇게 해서 하루에 50위안(8,000원)을 번다. 술탄은 "나는 학교에 가본 적이 없다. 이것이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위구르인들은 중국 정부가 동화 및 교육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말살시키려 한다고 생각한다. 술탄은 매주 월요일 자치구 주관으로 마을에서 열리는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불참하면 벌금이 부과된다. 여기에선 위구르인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한족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이뤄진다고 한다. 술탄은 "당국은 서로 평화롭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면서도 여전히 우리에게 적대적인 규정들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 정책이 여전이 엄존한다는 지적이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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