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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otato counting (감자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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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otato counting (감자 세기)

입력
2013.12.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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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인들이 뉴질랜드에서 술래잡기(hide-and-seek)를 하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영어로 말하느라 진땀을 빼는 장면이 나왔다. 술래잡기는 세계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놀이이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우리말을 음절 단위로 나눠 숫자 세기를 하는 것이어서 영어로 바꾸는 게 무리이며 문화적 차이 때문에 원어민과 소통이 쉽지 않다. 차라리 이것의 영어식 버전인 ‘one potato, two potatoes, three potatoes, four, five potatoes, six ~, seven ~’ 식으로 설명하거나 대치했어야 좋았을 것이다.

감자 숫자세기는 100년 이상 전해 내려온 ‘감자 옮기는 놀이(potato race)’에서 유래한 것이다. 감자를 즐겨 먹고 이를 다양한 비유법으로 사용하는 영어권 문화를 생각한다면 이들의 ‘감자세기’가 이해가 된다. 미국인만큼 감자를 많이 먹는 사람들도 드물기 때문에 감자가 들어간 여러 관용어구들이 있다. 스테이크 요리에는 ‘구운 감자’(baked potato)가 나오고 햄버거 집에서는 ‘튀긴 감자 요리’(French Fries)를 사먹을 수 있다. 이 튀긴 감자는 미국 3대 대통령 Thomas Jefferson이 백악관에서 즐겨 먹으면서 유명해졌다. 감자는 ‘하얀 감자, 아일랜드 감자’(white potato, Irish potato)라고도 불린다. ‘Sweet Potato’ 혹은 ‘Spanish Potato’라 불리는 고구마는 감자의 사촌이 아닌데도 일종의 potato로 불리고 있지만 인기 면에서는 감자와 비교될 바가 아니다.

아일랜드 속담에 ‘Only two things in this world are too serious to be jested on - potatoes and matrimony’(세상에는 농담해선 안 되는 두 가지가 있다 - 감자와 결혼)가 있다. 이를 통해 얼마나 서양인들이 감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영국 시인 Samuel Taylor Coleridge는 ‘별 볼일 없고 하찮은’것을 ‘little potatoes’라고 비유했다. 미국에서 ‘small potatoes’라고 불리는 조무래기 감자는 ‘평사원’, ‘평범한 사람’, ‘힘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영국에서는 19세기 이후 ‘훌륭하고 멋진, 믿을만한 것’을 ‘clean potatoes’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주에서는 젊고 귀여운 여자를 둥글둥글한 ‘감자’와 빗대기도 한다. ‘뜨거운 감자’(hot potato)는 다루기 힘들고 난처한 문제를 지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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