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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따뜻한 겨울 나는 박용택 “4년 전 양심 고백 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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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따뜻한 겨울 나는 박용택 “4년 전 양심 고백 후련하네요.”

입력
2013.12.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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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외야수 부문과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박용택(34ㆍLG)이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자 주장 이병규(39ㆍLG)는 “나는 중간에 일본에 갔다 왔지만 (박)용택이는 신인 때 해 보고 처음이었다”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LG의 10년 암흑기를 홀로 감당한 박용택은 그래서 올 겨울 유난히 눈물이 많이 난다. 동갑내기 아내 한진영씨가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핀잔을 줄 정도다. 박용택은 “그 동안 맺힌 게 너무 많았나 보다”면서 “팀 성적이 이렇게 소중한 건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공개 양심 고백, 2009년 무슨 일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용택은 아무도 예상 못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2009년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3할7푼2리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오른 박용택은 두산 홍성흔(당시 롯데)과 정규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 마지막 맞대결 경기에서 타율 관리를 위해 벤치를 지켰고 홍성흔은 네 타석 모두 원치 않는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사실 단 1경기에서 일어난 이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프로야구 초창기엔 더 심한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박용택은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결정된 뒤 페어플레이의 사전적 의미까지 다시 한 번 찾아봤다. 정정당당한 플레이더라. 그래서 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을 꺼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덕분에 4년 동안 찜찜했던 마음이 후련해졌다”며 웃었다.

▲2002년 신데렐라의 잃어버린 10년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혜성처럼 등장한 LG의 신인 박용택은 곧바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 놓았다. 다시 가을야구를 하기까지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릴 줄 당시엔 미처 몰랐다. 친형처럼 따르던 팀의 중심 이병규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2007~09년)로 잠시 떠났고, 1년 후배인 이진영과 정성훈은 2009년 타 팀에서 이적해 왔다. 사실상 10년 세월의 유일했던 간판타자 박용택에게 거는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기대는 점점 커졌고, 추락하는 팀 성적과 함께 따가운 시선 또한 혼자 감내해야 했다. 박용택은 “아직도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면 울컥한다”면서 “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내년엔 해피엔딩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팔방미인 박용택의 2014년은

박용택은 수려한 외모에 패셔니스타며 청산유수의 언변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남’이다. 휘문중학교 시절에는 야구를 하면서도 영어 과외까지 받았을 정도로 타고난 팔방미인이다. 그러나 그가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딱 하나. 직업인 야구다. 매 시즌 타격폼을 바꾼 것만 십수 차례며 체중을 불렸다 줄였다를 반복한다. 자신의 세세한 기록까지 줄줄 꿰고 다닌다. 오직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다. 우승을 꿈꾸는 내년엔 개인적으로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재취득하는 시즌이다. 2009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박용택은 일찌감치 ‘대어’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욕심이 참 많은데 유독 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 “어찌됐든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겨울이 될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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