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세터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말처럼 코트의 야전 사령관으로 선수들을 이해하며 정확한 볼 배급을 해줘야 한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에는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그 동안 최태웅(37)-권영민(33ㆍ이상 현대캐피탈)-한선수(28ㆍ대한항공)로 이어져 오던 세터의 계보가 젊은 피들의 활약으로 조금 바뀌어 가고 있다.
갑작스레 입대한 한선수를 이을 선수로 꼽히는 이는 바로 막내 구단 러시앤캐시의 이민규(21)다. 이민규는 팀이 최하위(1승9패)에 쳐져 있음에도 빠른 토스워크와 자신감 있는 속공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191㎝로 비교적 큰 신장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 시절 이민규를 지도했었던 이상열 경기대 감독 겸 SBS ESPN 해설위원은 12일 “민규의 경우 가지고 있는 장점이 많은 선수”라며 “기존의 세터들에 비해 노련미나 테크닉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겁 없이 올리는 토스에 상대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돌풍을 이끄는 김광국(26)의 경우에는 지난 시즌 드림식스 시절 김호철(현대캐피탈)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숀 루니-최홍석-김정환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까지 공격진의 다양한 옵션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수련 선수 출신으로 올 시즌부터 ‘깜짝’ 주전 세터로 발돋음한 김정석(24ㆍ한국전력)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명 세터 출신의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으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고 있는 김정석은 신장은 180㎝로 그리 크지 않지만 날개 공격수 활용 외에도 빠른 속공을 즐겨 사용한다. 신 감독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선수는 없다. 특히 뛰어난 세터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선 감독의 인내와 신뢰가 필수적이다. 실전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좋은 토스를 올릴 수 있게 된다. 이상열 해설위원은 “각자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잘 유지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좋은 세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