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카메라 컨셉을 바꾸고 있다. 카메라도 스마트폰처럼 모바일기기로 접근하고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조직개편을 통해 카메라 사업을 담당하던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사업을 맡고 있는 무선사업부에 포함시키면서 '디지털이미징팀'으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단순히 직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의 기본 개념을 더 이상 사진기로 보지 않고 디지털모바일기기로 정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선사업부가 스마트폰을 세계 1위에 올려놓았듯 카메라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카메라 시장의 대세를 이루는 디지털카메라 부문은 ▦소니, 올림푸스가 주도하는 미러미스 카메라와 ▦캐논,니콘 등이 이끄는 DSLR로 나눠져 있다. DSLR은 전문가 영역의 정밀 카메라를 대중화한 것이고, 미러리스는 반사경을 없애 보다 가볍고 작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새로운 레벨의 카메라를 모색 중이다. 기본적으로 미러리스 카메라지만 스마트기능을 강화해 모바일 기기의 하나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담은 카메라인 '갤럭시 카메라'를 내놓고, 올해 8월엔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안드로이드 OS를 담은 '갤럭시 NX'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에 OS를 넣고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다는 건 카메라의 용도가 사진 찍는데 그치지 않고 편집하고 저장하고 전송하는 기능까지 확대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내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은 비교적 좋았다"며 "카메라와 모바일이 이어지는 새로운 제품 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많았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1년 조직 개편에서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와 함께 IM(IT 모바일) 부문으로 묶어 신종균 사장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엔 한걸음 더 나아가 아예 무선사업부 안으로 넣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스마트폰 경쟁의 핵심포인트 중 하나가 카메라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직 개편으로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이미 삼성전자는 10월 세계 최초로 10배 줌 렌즈가 달린 스마트폰 '갤럭시 S4 줌'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러리스 카메라 부분에서 삼성전자는 소니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를 차지한 만큼 모바일 기능 강화로 다른 경쟁 카메라 회사보다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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