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급성심근경색증 치료의 관건은 '신속한 치료'인데 우리나라 환자들은 병원 이송에만 141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간인 골든타임(증상 발생부터 시술까지) 2시간을 크게 넘기는 것이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종합병원급 이상 186개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 43곳)에서 이뤄진 급성심근경색 치료 1만8,029건을 분석한 결과, 치료 과정은 전반적으로 우수했으나 환자이송 시간은 개선이 필요했다.
병원 도착 이후 막힌 심장혈관에 다시 피를 통하게 하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ㆍ풍선확장술)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1분으로 미국심장학회에서 권고하는 90분보다 훨씬 짧았지만 통증 발생부터 병원 도착까지 141분(중앙값)이나 걸렸다. 증상 발생부터 치료까지 총 202분이 소요된 셈인데 이는 학계가 권고하는 골든타임(2시간)보다 82분 늦은 것이다.
지역별 병원이송시간을 보면 인천, 울산, 제주가 120분으로 가장 빨랐고 광주가 192분으로 제일 늦었다. 구급차를 이용한 경우에는 122분, 미 이용시는 175분이 걸려 구급차를 이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훨씬 유리했다.
반면 30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한 비율은 2011년 88.4%에서 지난해 90.0%으로 향상됐고 입원 후 30일내 사망률도 7.0%로 전년(7.7%) 대비 0.7%포인트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치료 지표는 개선됐다.
환자 분포를 보면 남성이 71.1%, 여성이 28.9%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위험했고 남성은 40대, 여성은 60대부터 발병률이 높아져 이 연령대 이후에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심평원이 ▲병원 도착 30분 이내 혈전용해제 투여율 ▲병원 도착 90분 이내 PCI 실시율 ▲입원 30일 내 사망률 등을 토대로 186개 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서울성모병원 등 27곳이 우수기관(1등급 중 상위 27곳)으로 평가됐다. 전년도와 비교할 때 상급종합병원 중 동아대, 강북삼성, 영남대병원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고 종합병원은 인천성모, 삼육서울, 제주한라병원 등이 우수기관이 됐다. 심평원은 전체 5등급으로 기관을 평가했으며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http://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평소에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수 의료기관을 숙지했다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먼 거리 유명 병원보다는 인근 병원에서 신속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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