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군의 개인정보 불법 조회ㆍ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장영수)는 11일 정보 조회를 요청한 조오영(54) 청와대 행정관을 소환 조사했다. 지난 4일 조 행정관을 처음으로 조사한 검찰은 이날까지 8일 동안 네 차례나 그를 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조 행정관에게 정보 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지목된 안전행정부 김모(49) 국장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조 행정관이 배후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윗선'을 강하게 추궁했다. 검찰은 조 행정관의 진술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은 데다 그가 채군의 개인정보를 알아야 할 특별한 동기도 없는 만큼 조 행정관의 독자행동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앞서 조 행정관은 지난 6월 11일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53) 국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조회를 부탁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조 행정관이 윗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조 행정관만 처벌할 경우 몸통은 밝혀내지 못한 채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난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수사 방향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조 국장도 재소환해 조 행정관이 진술을 번복한 부분에 대해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이 조 행정관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조 행정관의 사무실과 자택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4일 김 국장을 정보 조회 의뢰인으로 지목하자 다음날 곧바로 김 국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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