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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 "K리그 첫 승격… 시련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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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 "K리그 첫 승격… 시련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었다"

입력
2013.12.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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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라는 것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일에 있어 첫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지난 후에도 많은 이들의 뇌리 속에, 또는 기록으로 영원히 남게 된다.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은 최초로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으로 승격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겼다. 여기에 올해 11연승을 달성, 역대 최다 신기록 기록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은 성남 일화(2002.11~2003.4)와 울산 현대(2002.10~2003.3)의 9연승이었다.

상주는 올해 처음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원 FC를 1,2차전 합계 4-2로 꺾고 1년 만에 다시 1부 리그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박항서 감독은 11일 "최초의 우승, 첫 승격이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상주에게나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시련이 우릴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강제 강등의 설움과 아쉬움

상주는 지난해 9월 강제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프로축구연맹은 9월 이사회를 통해 상주의 2013년도 2부 리그 편입을 확정했다. '아시아 축구연맹 규정 상 법인화가 되지 않은 구단은 1부 리그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1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날벼락을 맞은 상주는 "빠른 시일 내에 독립 법인화를 추진할 것이다"라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K리그 챌린지행을 받아 들였다. 당시 상주는 7승6무17패(승점 27)로 15개 팀 중 14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11위 대전(승점 31)과 불과 4점 차이였다.

박 감독은 "설움도 있었고 여러 가지 아쉬움도 많았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한다는 게 가장 슬펐다. 운동 밖에 할 수 없는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아픔을 겪은 상주는 곧바로 독립법인화를 추진, 지난해 11월 이에 대한 모든 것을 마무리 지으면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덕분에 구단이나 선수들 모두 심기일전할 수 있었다"라며 "챌린지행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조건 올해 1부리그에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기로 뭉친 수사불패 상주 "우린 하나다"

상주의 슬로건은 죽을 수는 있어도 패할 수는 없다는 '수사불패(雖死不敗)'다. 이는 오랜 기간 상무 정신의 상징과 같았다. 그리고 위기는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이호, 이근호 등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들이 상주에 입대했지만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선수들을 하나로 묶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주변에서 "좋은 선수들을 놓고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시즌 중반 경찰축구단에 승점 9까지 뒤쳐질 때도 있었지만 박항서 감독은 자신 있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 내용이 좋아질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시즌을 강제 강등되는 등 정신 없이 보냈던 박 감독은 조금씩 선수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찾았다. 그는 "밖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 심지어 나조차도 지난해 잘 몰랐던 부분이 많았다"라며 "시행착오를 통해 일단 내가 먼저 군인화 되야 한다고 생각했고,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가장 힘든 것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이었다. 돌아갈 팀이 있는 선수들은 상주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을 뚜렷한 목적 없이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상주는 경기 전 파이팅을 외치기 보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친다. 박 감독은 "작은 것부터 선수들에게 '원 팀(One Team)'이라는 것을 끊임 없이 상기시켰고 선수들 스스로 희생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를 바라보는 박 감독의 조언

박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을 보필하면서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전망하며 "조 추첨 결과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와 함께 H조에 속했다.

박항서 감독은 "무조건 1차전 러시아전에서 승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에 7부 능선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 축구에서는 단순히 경기력 뿐만 아니라 정보력 싸움이 승부를 좌우한다. 그는 "홍 감독이 지난해 안지 마하치칼라(러시아)의 히딩크 감독 밑에서 6개월 간 어시스턴트 코치로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이 안지에서 알았던 젤레 고에스(네덜란드) 안지 유소년 아카데미 감독이 러시아 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벨기에와 관련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박항서 감독은 "홍 감독은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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